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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부족 야노마미족은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지역에 집단적으로 모여 생활을 하고 있다. 야노마미는 야노마미어로 ‘사람’을 뜻한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누리집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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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광산업자 ‘가림페이루’
금 채취때 수은이 생태계 파괴이들 캠프선 성매매 등 범죄도
야노마미족과 충돌로 학살도 *가림페이루 : <허가받지 않은 금 채취자> 1970년 국제 금시세는 1온스(31.1035g)에 37달러였다. 그 전 수십년 동안 그다지 큰 변동이 없었던 금 가격은 1971년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하면서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엄청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1980년에는 최고 850달러를 기록했는데, 2011년 물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2466달러에 이른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상승한 셈이다. 그리고 금값 상승과 함께 야노마미족과 아마존의 비극도 시작됐다. 가림페이루는 브라질어로 허가받지 않고 금을 채취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은 예전 미국의 서부시대처럼 간단한 장비만 들고 금을 찾아 아마존 정글을 헤맨다. 가림페이루는 금값 상승 이후 1975년께부터 시작된 이른바 ‘브라질 골드러시’ 이래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 수만명 이상이 아마존 정글 내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여러 면에서 아마존 인접 국가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우선 금을 추출하기 위해 쓰는 수은이 아마존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한다. 미국 퓰리처센터의 추산으로는 1년에 30t 이상의 수은이 아마존 강에 퍼부어진다. 또 그들이 머무는 캠프는 성매매, 밀수, 총기사고 등 각종 문제의 온상이 된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령 가이아나에 들어와 있는 가림페이루를 일소하기 위해 2008년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야노마미족과의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다. 야노마미족이 살고 있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접경지역은 금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당연히 가림페이루들의 주 활동무대가 됐다. 이 지역에만 최소 2만명 이상의 가림페이루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 이 지역에 온 소수의 가림페이루들은 갖가지 서양 물건을 선물하며 야노마미족의 환심을 샀지만 차츰 자신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야노마미족 또한은 자신들의 땅이 부당하게 침범 당했다며 가림페이루들과 종종 충돌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993년 야노마미족이 가림페이루에게 잇따라 살해당한 ‘아시무 학살’이다. 공식집계로는 1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뉴욕 타임스> 등은 당시 살해당한 야노마미족의 숫자는 실제로 76명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학살이 시작된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야노마미족이 가림페이루의 해먹을 훔친 일에서 촉발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사건 이후에도 충돌은 계속돼 왔고 결국 지난달 80여명의 야노마미족이 한꺼번에 살해당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브라질 씽크탱크인 반구위원회(COHA)의 자레드 히트부 연구원은 국제 금값이 꾸준히 상승하는 한 가림페이루들은 계속해서 야노마미족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며, 일시적으로 퇴거 조처를 취해봤자 금방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강력한 관리정책을 수립하기 전에는 이런 비극이 멈추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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