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9.04 21:02
수정 : 2012.09.05 09:18
중국 HSBC 구매관리자지수 3년만에 최저치…인도도 떨어져
무디스, EU신용등급 전망 낮춰…6일 ECB 통화회의에 관심
유로존의 운명을 결정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나흘 앞둔 3일(현지시각) 세계 경제 곳곳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세계 경제를 지탱하던 중국의 제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에이치에스비시(HSBC)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6으로 7월의 49.3에서 1.7 떨어졌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구매관리자지수는 기업의 신규주문·생산 및 출하정도·재고·고용상태 등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 5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확장을, 그 이하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미 6개월째 50을 밑돌고 있어 제조업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1일 발표된 중국 국가통계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도 시장 전망치 50을 하회한 49.2를 기록하며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함께 발표된 인도의 구매관리자지수는 52.8을 기록해 50선을 웃돌기는 했지만 7월에 비해서는 0.1 하락했다. 한국은 0.3 상승했지만 47.5로 여전히 수축상태에 있음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시아 경제가 사람들이 예측한 것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마누라이프 자산관리 책임자 앙드레 페더슨의 분석을 전했다.
중국의 제조업 위축은 주요 수출 지역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 때문이다. 중국의 경기 위축이 심화돼 경착륙할 경우 미국 경기침체, 유로존 해체, 중국 경제 경착륙 등이 혼합된 ‘퍼펙트 스톰’이 현실화될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민일보>는 4일 사설을 통해 “급격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는 것보다 부의 불균형 등 내부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현재 등급 ‘Aaa’인 유럽연합(EU) 신용등급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이번 조처가 유럽연합 예산의 45%를 차지하는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4개국의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추가 등급 하락도 있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제 세계의 눈은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릴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시장은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와 위기에 빠진 유로존 국가의 국채를 매입할 계획을 확정지음으로써 경기 부양의 불을 지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2~3년 만기 국채를 제2 채권시장에서 사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유럽의회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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