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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14 08:08 수정 : 2012.09.14 10:04

11일 이집트와 리비아에서 무슬림들이 미국 공관을 공격하는 원인을 제공한 미국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의 한 장면으로, 여성의 다리 아래에서 기고 있는 남자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마호메트)다. 유튜브 <무슬림의 순진함> 갈무리

애초 동영상 제작 알려졌던
유대계 미국인은 가공 인물
출연·제작진 “속았다” 성명

*콥트교 : 이집트서 생긴 기독교 분파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 피살 사건의 불씨를 제공한 14분짜리 영상물 <무슬림의 무지>를 제작한 사람은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나쿨라 배슬리 나쿨라’라는 이름의 콥트 기독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에이피>(A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 사법당국이 그가 이 영상물을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3일(현지시각) 전했다. 애초 이 영상물은 ‘샘 배실’이라는 이름의 이스라엘 출신 유대계 미국인으로 알려졌으나 그는 나쿨라가 만든 가공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부터 이 영상물의 제작자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샘 배실이란 인물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부 기록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 인물과 휴대전화로 지난주 통화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은 “샘 배실이 스스로 이스라엘계 미국인이며 유대인계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피습 사건 이후 확인한 결과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런 인물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인물의 휴대전화를 추적한 <에이피> 통신은 이 전화가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나쿨라 배슬리 나쿨라’라는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것을 확인했고, 나쿨라는 이 영상물 제작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제공했으며, 콥트 기독교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샘 배실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콥트 교회는 이집트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한 기독교 분파로 무슬림과 갈등의 골이 깊다.

한편, 이 영화의 출연자와 제작진은 성명을 통해 “영화의 각본이 많이 수정되는 등 우리 모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단역을 맡았던 여배우 신디 리 가르시아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애초 각본의 제목은 ‘사막의 전사들’이었으며, 2000년 전에 이집트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관한 영화일 뿐 이슬람을 모독하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오른 영상은 매해 9월11일 ‘국제 무함마드(마호메트) 심판의 날’ 행사를 벌여온 미국 목사 테리 존스가 홍보하며 확산됐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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