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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15 10:29 수정 : 2012.09.15 10:50

요세미티 밸리에 우뚝 선 하프돔. 남서쪽에서 보는 매끈한 봉우리와 달리 북동쪽으로 가면 케이블과 서브돔을 통해 정상에 접근할 수 있는 루트가 있다. 수차례 추락으로 사망사고가 난 이유로, 올해부터 하루 400명만 등반을 허가한다.

일상으로 파고든 요세미티의 흔적들

요세미티는 그 산을 찾은 적 없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낯선 대상이 아니다. 요세미티에서 유래한 다양한 상징과 용어는 곳곳에 스며 있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5센트 동전을 발행하면서 뒷면에 존 뮤어와 하프돔을 새겨 넣었다. 미국 51개 주가 각각 가장 내세우고 싶은 주의 상징과 자랑거리를 담아 만드는 주별 주화에서 요세미티를 선택한 것이다. 196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아웃도어용품 업체인 노스페이스의 로고도 하프돔을 형상화한 것이다. 하프돔은 그 독특한 모습으로 요세미티의 상징이다.

요세미티는 산악인들에게 각별한 곳이다. 대장바위라는 뜻의 ‘엘캐피탄’은 세계 최대의 화강암 덩어리로, 암벽 등반인들의 성지다. 바위의 순수 고도 차이만 1086m에 이르는 직벽이 전세계 암벽인들을 두려움과 매혹에 빠지게 만든다.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던 엘캐피탄 직벽 등반은 1958년 11월 워런 하딩에 의해 첫 등정이 이뤄졌다. 바위에 매달린 채 며칠씩 지내는 등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며 장장 18개월에 걸쳐 이뤄진 도전은 암벽 등반의 새 장을 열었다. 이후 다양한 루트와 기술이 시도되면서 거벽 등반 분야가 개척됐다. 하지만 하딩의 등반법은 “볼트를 지나치게 많이 박고 올라가며 자연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클린 클라이밍’ 논쟁으로도 이어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암벽인들은 등반의 난이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요세미티 십진 분류표(YDS·Yosemite Decimal System)를 사용한다. 암벽 등반의 메카인 셈이다.

‘시에라 컵’
물통과 함께 필수적인 등산용품인 등반용 알루미늄 컵은 우리나라에서도 ‘시에라 컵’(사진)으로 불린다. 시에라 컵도 기원이 요세미티에 닿아 있다. 존 뮤어가 창설한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이 단체의 모금활동을 위해 시에라클럽이라고 새긴 등산용 컵을 판매한 데서, 이름이 시에라 컵으로 굳어졌다. 지금도 미국 일부 시에라클럽 지부는 모금 목적으로 9달러에 시에라 컵을 판매하고 있다.

시에라클럽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다. 1999년 시에라클럽은 동강댐 건설을 놓고 격론을 벌이던 한국에 김대중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보내, 동강댐 백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시에라클럽은 애초 하이킹을 위한 환경보호와 정보 교류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에라네바다 기반의 민간단체에서 국립공원 지정 운동과 환경 파괴 감시활동 등을 펼치며 이내 미국 최대의 환경단체로 성장했다.

고집스런 미적 취향으로 이름난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1991년 아내와 결혼식을 올릴 장소로 고른 곳도 요세미티 계곡이었다.

글·사진 구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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