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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5 18:24 수정 : 2005.08.13 09:22

미국 에너지당국 가상분석…대비책 모색
“아랍권 소요 통제불능 땐 미국경제 위기”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인 60달러대에 이른 가운데, 미국 에너지당국이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미 에너지정책위원회(NCEP)와 미래에너지안보그룹(SAFE)이 작성한 시나리오를 보면, 올 연말 세계 8번째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정정불안으로 소요가 발생해 산유량이 줄면 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으로 뛰어 오른다. 이어 이듬해 초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의 유전·정유·송유관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공격으로 일부 가동이 중단되면 120달러선으로 치솟는다. 이어 사우디의 정정불안이 대규모 소요와 폭력사태 등으로 번져 외국인들이 철수하고 서방의 석유통제권이 미치지 못하게 되면 유가는 배럴당 160달러선까지 폭등한다. 연구팀은 전체 산유량이 지금보다 일시에 4%만 줄어도 유가는 170%까지 오르고, 이 경우 미국의 일자리는 200만개가 줄고 가구당 에너지 비용이 지금의 2배인 5천달러를 웃돌아 미국 경제가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국가경제자문관을 지낸 지니 스펄링과 린다 스턴츠 아버지 부시 시절의 에너지 차관보, 리처드 하스 전 국방장관 대외정책자문관 등 에너지 관련 전직 관료들이 대거 참여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중앙정보국 국장은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는 테러 관련 소위원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구팀의 존 도우드 분석가는 “현재 산유국의 증산 여력은 하루 220만배럴로 1년이면 소진될 분량에 불과하다”며 “석유시장은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역사상 가장 높은 시기”라고 말했다. 최근 사우디의 왕위 계승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음에도 유가가 요동친 것도 석유시장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두달치 수입량에 해당하는 미국 내 비축유도 위기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못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사망과 이란의 핵활동 재개 선언 소식 등으로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지난8월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원유선물거래장에서 거래원들이 고함을 쳐가며 거래에 몰입해 있다. 에이피연합

한편, 메이저 석유업체들은 최근 에너지 위기를 경고하는 광고 캠페인을 잇따라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그룹인 엑손모빌은 “세계는 에너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쉬운 해결법은 없다”는 문구를 내건 캠페인을 시작했다. 엑손모빌은 자체 보고서에서 2030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제외한 지역의 석유생산이 5년 안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위 업체인 셰브론도 에너지 위기를 주제로 한 웹사이트(www.willyoujoinus.com)를 개설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 새로 건설된 정유공장은 전혀 없다는 점을 들어, 석유 메이저들이 환경규제와 주민반대 등의 이유로 생산시설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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