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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11 21:25 수정 : 2012.10.12 08:21

중국 소설가 모옌(57)

노벨문학상 모옌은 누구

초등 5학년때 학업 포기하고
공장서 일하다 뒤늦게 공부
초기엔 사실적 필치 작품 쓰다
중기엔 농촌의 역사·현실 그려
지난해 한국서 만해대상 수상
필명은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한·중·일 영토 분쟁의 여파 속에서 발표되었다. 세 나라 문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번주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3회 동아시아 문학포럼이 무기 연기될 정도로 그 파장은 크고 강했다. 이런 가운데 도박 사이트 등의 예측에서 모옌과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상 가능성 수위를 놓고 다투었으며 고은 시인 역시 유력 후보군에 속해 있었다.

모옌의 초기 소설은 중국 사회 현실을 저널리즘에 가깝도록 사실적 필치로 ‘보고’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가 <홍까오량 가족>과 <풀 먹는 가족> 같은 중기 장편소설들에서는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삼아 농촌의 역사와 현실을 보편적 의미망 속에서 다루는 쪽으로 나아갔다. 2000년을 전후해서 그의 소설은 또 한 차례 커다란 변모를 겪는다. <풍유비둔> <탄샹싱> <사십일포> 등의 소설에서 모옌은 역사와 현실을 소재로 끌어들이되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는 한편, 유교·불교·도교부터 마르크스주의까지 유사 이래 중국인들의 정신세계를 형성한 사상들을 가미함으로써 인류 보편성과 민족적 특수성의 결합을 꾀했다.

앞서 언급한 모옌의 주요 작품들이 대부분 번역되어 있을 만큼 모옌은 국내에도 많은 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위화, 옌롄커, 쑤퉁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독서 시장의 ‘중국 붐’을 선도한 작가로 꼽힌다. 또한 한국·일본과의 문학 교류에도 적극적이어서 2005년 이후 여러 차례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지난해에는 15회 만해대상 문학부문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인 그가 중국 정부에 대해 충분히 비판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모옌 자신은 2009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 행한 연설에서 “작가는 사회의 어두운 측면과 인간 본성의 추함을 비판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고, 최근작 <개구리> 등에서 중국 정부의 강제 낙태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모옌의 수상, 그리고 여전히 강력한 수상 후보로 남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존재는 고은 시인을 비롯한 한국인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모옌이 2007년 한국 방문 당시 했던 발언은 노벨상과 한국 문학이 의외로 가까운 장래에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게 한다.

“노벨문학상은 물론 모두가 받기를 기대하는 훌륭한 상이지만, 그것이 곧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중·일 세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 어떤 공통의 원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안에 이 세 나라 문학이 세계적으로도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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