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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23 20:29 수정 : 2012.10.23 22:44

마이클 제프리스 아베크롬비 CEO

전용기 매뉴얼서 시시콜콜 지정
비행때 듣는 노래·애완견 자리도

남자 승무원은 반드시 박서브리프(딱붙는 사각팬티)와 플립플랍(이른바 쪼리 모양의 슬리퍼)을 착용해야 한다. 화장실의 휴지는 반드시 끝이 드러난 채로 접혀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캐주얼 의류브랜드 아베크롬비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제프리스(사진)가 정한 전용 제트기용 매뉴얼의 일부분이다. 40쪽 분량의 이 매뉴얼은 승무원들의 속옷부터 음식을 갖다줄 때의 장갑 색깔까지, 꼼꼼하기 이를 데 없이 거의 모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쯤되면 ‘괴벽’에 가깝다.

매뉴얼에는 음식상을 차릴 때는 흰장갑을, 은식기를 만질 때는 검은 장갑을 끼도록 하고 있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편에서는 반드시 노래 ‘테이크 미 홈’(나를 집으로 데려다 주오)을 틀도록 돼 있다. 제프리스가 키우는 세 마리 개, 새미, 루비, 트러블도 각각 정해진 자리가 있다.

이런 내용은 그의 전용기 조종사였던 마이클 버스틴(55)이 제프리스를 상대로 낸 나이차별 소송 와중에 드러났다. 그는 제프리스가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는 젊은 조종사를 고용하기 위해 자신을 해고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중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은 22일 전했다.

제프리스는 1992년부터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를 역임하고 있는데, 그 사이 아베크롬비를 프레피룩(미국 동부 사립고등학교에서 주로 입던 옷 스타일)을 구현하는 최고 인기 브랜드로 올려놓았다.

아베크롬비는 짧은 수영복만 입은 모델들을 가게 바깥에 세워놓는 마케팅 방식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10살 이하 여아용의 상의 비키니에 패드를 넣는다던가 직원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팔굽혀펴기 처벌을 내린다던가 하는 등의 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에서 첫 공식 판매점을 열었으나 개점식에 참가한 모델들이 동양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아베크롬비는 10대의 고가옷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급락하고 있으며, 주가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추락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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