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0.25 19:09
수정 : 2012.10.25 21:23
사살작전 드라마 투표 2일전 방영
민주 지지 유명 제작자 판권구입
오바마, 다큐형식 빌려 출연 논란
브래드 핏·비욘세 등 잇단 지지
롬니는 ‘기근’…이스트우드 역효과
미국 대선 이틀 전에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대한 대작드라마가 텔레비전에 방영된다면? 그리고 그 드라마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등장한다면? 24일 아이오와주 등 경합지를 잇달아 방문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총력전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텔레비전 드라마 한 편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대선 이틀전인 11월4일 방영되는 ‘실 팀 식스: 오사마 빈 라덴 공격’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중 최대 치적이라고 내세우는 빈라덴 암살을 다룬 것으로, 민주당의 오랜 지지자인 제작자 하비 웨인슈타인이 지난 5월 판권을 사들였다.
24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방영일자보다 더 공교로운 것은 첫회에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직접 등장한다는 것이다. 드라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막바지 공격 준비가 한창이던 때에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만찬 당시 모습이나 기자회견에서 “정의는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모습 등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교차 편집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대표(CEO) 하워드 오원스는 이 드라마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며 “(오사마 빈라덴) 공격에 반대하는 공화당 후보 밋 롬니의 모습은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인터넷 등에선 이를 비꼬는 패러디물들도 상당하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는 오바마가 스타군단을 지지자로 대거 거느리면서 ‘오바마 문화 현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대중문화와 선거와의 관계가 밀접해졌다. 올해 대선에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오바마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대중문화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팝가수 제임스 테일러, 마크 앤서니, 배우 스칼렛 요한슨, 애슐리 저드 등 톱스타들이 등장했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새라 제시카 파커 등도 모금행사를 열거나 공개적 지지를 나타냈다. 가수 제이-지와 비욘세 부부는 지난달 선거자금 파티를 열어 45억원을 오바마 캠프에 전달했는데, 비욘세는 지난 23일 저녁 식사 자리에 ‘오바마’라고 적힌 대형 귀걸이를 하고 나타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인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스티비 원더, 본 조비 등은 오하이오와 로스앤젤레스 유세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화당 롬니 진영은 ‘스타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당대회 연설자 중 눈에 띄는 스타였던 영화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빈 의자를 옆에 놓고 대화를 나누는 이상한 퍼포먼스를 벌인 끝에 ‘역효과’만 낳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최근 롬니 지지 광고에도 직접 얼굴을 내밀었다. 영화 <클루리스>로 스타덤에 올랐던 흑인 여배우 스테이시 대시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롬니에게 한표를’ 이라고 적은 사진을 누리집에 올렸다가 “흑인 여성이 무슨 짓이냐”며 다른 흑인들의 ‘악플’에 시달렸다. 할리우드의 ‘말썽꾸러기’ 린제이 로한은 롬니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오바마를 좋아한다고 다시 말하는 등 변덕을 부리며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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