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받는 소수민족 로힝야의 비극
|
박해받는 미얀마를 떠나 말레이시아로 밀항하던 로힝야족의 배가 방글라데시 앞바다에서 침몰해 130여명이 실종됐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과 로힝야 인권단체들을 인용해 로힝야족 130여명을 태우고 가던 선박이 방글라데시 동남부 바다에서 침몰해 대부분의 승객이 실종됐다고 31일 보도했다. 침몰사고는 29일 밤에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나프 지역의 경찰 조사관인 무함마드 파르하드는 “이 배는 불법적으로 말레이시아를 향해 가고 있었다”며 “어선에 구조된 생존자 6명은 배에 모두 135명이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에 타고 있었던 사람이 모두 로힝야족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살고 있는 약 80만명의 소수민족인데, 미얀마는 이들이 방글라데시에서 건너온 불법이민자라며 국적도 부여하지 않고 차별하고 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불교도들과 올해 초부터 계속 충돌을 겪고 있는데, 최근에도 라카인주에서 충돌이 발생해 최소 89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피난길에 나섰다. 지난 6월에도 로힝야족이 불교도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유혈충돌이 발생해 9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유엔은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로힝야족은 박해를 피해 주로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는데 이미 30여만명의 망명자가 몰려든 방글라데시는 최근 로힝야족을 더 받아줄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같은 이슬람교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탈출하는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