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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1.29 21:36 수정 : 2012.11.29 23:21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전범재판소가 29일 1990년대 코소보가 세르비아와 독립전쟁을 벌이던 당시 세르비아계 주민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코소보 전 총리 라무시 하라디나즈(44) 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라무시 하라디나즈 전 총리는 독립전쟁 당시 코소보 해방군(KLA) 총사령관이었으며, 전쟁이 끝난 뒤 정치를 시작해 총리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2005년 전쟁범죄로 기소당한 뒤 취임 100여일 만에 사임하고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이미 2008년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당시 판결이 증인들에 대한 협박 속에 내려졌다는 의견을 항소심 재판부가 받아들여 재판이 다시 진행됐다. 하라디나즈 전 총리는 정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코소보 해방군에게 폭행당하고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라디나즈가 이 공격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의 무죄가 확정되자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에서는 사람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보도했다. 하라디나즈의 지지자들은 “정의는 승리했다. 그가 돌아와 다시 나라를 이끌 것이다”라고 외치며 시내를 행진하기도 했다.

세르비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세르비아 정부 대변인은 “헤이그의 판결은 코소보에서 벌어진 만행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세르비아 고위 관리는 이번 판결이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에 진행되고 있는 독립 인정 협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내전을 벌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중재로 정전한 상태로, 아직 유럽연합 내에서 코소보는 독립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크로아티아의 장군 2명이 세르비아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세르비아로서는 연달아 국제전범재판소에서 패배한 셈이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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