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21 15:36
수정 : 2012.12.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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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페이버 해밀튼(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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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회 출전 페이버 해밀튼 성매매 폭로
세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했고, 나이키·리복·오클리 등 세계 유수 스포츠업계의 광고모델로 출연했으며,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등장하는 달력 화보를 찍을 만큼 인기있는 미국의 육상 선수, 수지 페이버 해밀튼(44)이 매춘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20일 온라인신문인 <스모킹 건> 은 지난 1년 동안 해밀튼이 매매춘업체에 ‘에스코트’로 등록해 ‘켈리’라는 가명으로 남성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댓가로 한시간에 600달러를 받았다.
에스코트 서비스는 세계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는 매매춘 형태다. 단순히 성을 파는 기존 매매춘과 달리 부유한 남성들과 ‘다각적 데이트’를 한다. 지난 2007년 독일 주간지 <슈테른>은 은행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층 여성들이 에스코트 세계에 뛰어들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해밀튼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는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1992년, 1996년, 2000년 올림픽에 1500m 경기에 출전했던 해밀튼은 비록 올림픽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전미 대학 경기협회(NCAA)’에서 9차례나 우승한 실력있는 중거리 육상 선수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도 않다. 그는 7살짜리 딸과 함께 대학 동창인 변호사 남편과 60만달러짜리 저택에서 살고 있고, 각종 강연에서 감동적인 연설도 하며, 위스콘신의 ‘감자 채소 재배업자 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린 이는 그의 ‘고객’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해밀튼은 <스모킹 건>과의 인터뷰에서 매춘 사실을 인정하며, 에스코트 세계에선 익명성이 철칙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밀튼은 “정말 중대한 실수였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공개한 클라이언트에게 보복하지 않을 것이며 어른답게 이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생활을 한 이유로 우울증과 원만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꼽았다. 산후우울증을 앓은 해밀튼은 그 이후 항우울제를 복용해왔다. 1999년엔 남동생 자살로 충격을 받았으며 이듬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죽은 동생을 위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으나 실패했다. 지루한 일상에서 판타지를 채우려는 욕구도 있었다고 한다. ‘켈리’로서 변신한 첫 경험에서 그는 흥미를 느꼈고, 자신의 스케쥴이 맞는 한 라스베이거스, 휴스턴, 시카고 등을 찾아 켈리 역할을 계속했다. 해밀튼의 비밀은 남편도 알고 있었으며, 남편은 그에게 에스코트를 중단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한다.
그가 왜 그랬는지 정확한 해석을 내놓기는 어렵다. 단순히 흥미 차원에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일까, 화려한 생활을 했던 연예인이 흔히 느끼는 과거와 현재의 격차 때문이었을까, 심각한 정신적 위기에서 비롯된 ‘자기파괴 욕구’의 발로였을까. 다만, 그에게 힐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그는 심리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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