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2.31 18:19
수정 : 2012.12.31 21:51
오리건주 빙판길 굴러…부상 26명
생존자 “탑승자 상당수는 한국인”
미국 서부 오리건주에서 30일(현지시각) 40여명이 탑승한 한인 여행사 관광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언덕 아래로 추락해 탑승자 9명이 사망했다. 생존자에 따르면 탑승자 상당수가 한국인이었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캐나다 밴쿠버의 한인 여행업체 미주여행사 소속 전세버스가 오리건주 동부 펜들턴 인근 84번 고속도로에서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언덕 아래로 30여m 추락했다고 전했다. 31일까지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26명으로 집계됐다.
생존한 16살과 17살의 한국인 청소년 둘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탑승자들 상당수는 한국인이었고 일본인, 대만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버스가 몇 차례 방향을 잃고 비틀거린 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버스가 떨어지면서 유리가 깨졌고, 승객들이 내동댕이쳐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객들 중 일부는 버스가 굴러떨어지면서 튕겨나와 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당했다. 운전기사는 생존했지만 부상이 심하고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탓에 경찰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버스는 밴쿠버를 출발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갔다오는 9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버스는 시애틀에서도 몇명의 관광객을 추가로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지점은 오리건주 블루마운틴의 서쪽 지역으로, 언덕 아래로 강풍이 몰아치는데다 겨울이면 길이 얼어붙어 사고가 잦은 탓에 ‘죽음의 통로’로 불리기도 한다. 이날도 근처에서 또다른 차량 전복사고가 발생해 68살의 남성 운전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외교통상부는 시애틀 총영사관에서 담당영사를 사고현장과 병원에 급파해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형섭 박병수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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