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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1 20:47 수정 : 2005.08.11 20:48

러시아의 천재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예브게니 키신(34)이 과거 일본 삿포로에서 있은 연주회가 자신의 연주생활을 통틀어 최악의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키신은 최근 4개월동안 유럽 10개 도시에서 베토벤 협주곡 연주투어를 마친뒤 11일자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청중이 보인 무반응은 난생 처음 경험해본 가장 황당한 일이었다고 소개했다.

키신은 "1988년 여름에 일본 삿포로에서 연주가 있었는데 거기에 도착하자마자 이 도시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인기가 없고 리히터(옛소련 출신 피아니스트)도 여기에서 연주했을때 전체 입장권의 70%만 팔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삿포로에서) 연주하는 동안 나와 청중 사이에는 무너뜨릴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고 느꼈다"면서 청중의 냉담한 반응은 일생 처음이었다고 강조했다.

키신은 첼리스트인 로스트로포비치가 자신의 연주에 대한 언론의 혹평에 모멸감을 느껴 러시아에서 공연을 중단했다는 사실에 대해 로스트로포비치를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키신은 연주에 대한 언론의 평가를 항상 읽는데 가끔은 모욕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면서 과거에 리스트의 곡을 연주했는데 러시아 언론이 '여성 집단농장원에 대한 TV리포트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그게 모스크바에서 마지막 연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연주가 개인적으론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혹독한 지적을 받았다면서 연주에 대한 평가에도 한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러시아에서 더이상 연주계획은 없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내 음악을 찾는 러시아인들이 있는 만큼 러시아 연주는 계속할 것이며 내년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연이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키신은 특히 조국인 러시아에 대해 민주국가도 아니고 문명화된 나라도 아니라며 강한 비판을 퍼붓기도 했다.

지난 1992년부터 미국에서 살아온 키신은 미국, 캐나다, 서유럽을 문명국가로, 인도는 민주국가지만 가난하다고 평가했으며 러시아는 이도저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즈베스티야는 키신이 병역 징집을 우려해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러시아 문화부장관이 국방부에 키신의 병역 면제를 요청한 뒤인 1997년부터 러시아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신은 또 "연주할 곳이 많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들간 경쟁은 없다"면서 마르타 아르헤리치, 머레이 페라이어, 크리스티안 짐머만, 라두 루푸, 그리고리 소콜로프, 리처드 구드 등 전세계에는 10여명의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84년 13세에 데뷔한 키신은 귀여운 외모에 탁월한 재능으로 러시아가 낳은 천재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으며 내년 4월 한국에서도 콘서트가 예정돼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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