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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3 18:23 수정 : 2005.08.13 18:26

지난 2001년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WTC)에서 일어난 참상과 구조 노력 등을 보여줄 방대한 자료와 무선 교신 내용 등이 12일 공개됐다고 BBC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에 뉴욕시 소방국이 공개한 자료는 당시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과 의료진 500여명의 육성이 편집된 15시간 상당의 무선 교신 녹음 테이프, 1만2천여 쪽에 이르는 녹취록 등이다.

기록에 따르면 한 소방대원은 "파란색 옷을 입은 여성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하늘을 가로 질러 다른 소방관 위로 떨어졌다"며 끔찍한 광경을 전했다.

무선교신 테이프에는 한 시민이 "갇혀서 숨을 못 쉬겠다. 살려 달라. 공기가 부족하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담겨 있었다.

또다른 소방대원은 구호 작업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좌절감을 표하며 "지금 4명의 상관에게서 4개의 다른 지시를 받고 있다. 누가 나서서 이를 통합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소방관 모린 매카들-슐만은 사람들이 WTC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마치 종교의 희생의식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했는데 나는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 더이상 볼 수 없어서 나와 다른 사람은 눈길을 거두고 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말했다.

일부 소방관들은 이 기록에서 북측 타워가 무너지기 전에 대피 명령을 받았으며 일부 동료들을 타워를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북측 타워에서 대피해 살아남은 뒤 은퇴한 소방관 제리 라일리는 "그런 대혼란은 이전에 들어본 적도 없다"며 "9ㆍ11 전에도 소방 분야에서 무선교신이 열악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우리는 관련 훈련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은퇴한 소방대장 알 푸엔테스도 "당시 현장에서 철수하기 전에 교신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소방관들이 수신호에 의존해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BBC는 이번에 공개된 자료로 당시 343명에 달하는 소방대원들의 희생을 막을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소방당국은 육성 증언과 무선 교신 기록을 요청한 숨진 소방관들의 가족 450명 이상에게도 이날 속달우편으로 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소방관 유족들은 정보 공개로 쌍둥이빌딩의 북쪽 타워에 있던 소방대원들 상당수가 남쪽 타워 붕괴 뒤 무전 대피 명령을 들었으나 무시하고 구조를 계속하다 화를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이 자료들을 열람한 독립 조사위원회는 9.11 테러에 대한 뉴욕시의 대응에 큰 허점이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긴급 교신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경찰과 소방국간 협력도 적절히 이뤄지지 못했으며 긴급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당초 뉴욕타임스는 2002년 정보자유법에 의거해 기록 공개를 요청했으나 뉴욕시의 거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뉴욕주 대법원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제외할 수 있다는 조건 하에 정보 공개를 명령하며 뉴욕타임스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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