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생체실험 자료 얻으려 731부대원들에 거액 제공

(워싱턴 교도=연합뉴스) 미국이 세계 2차대전 종전 2년 후 일본의 731부대로부터 생체실험 자료를 얻기 위해 부대원들에게 거액의 돈과 각종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일본 가나가와 대학의 스나이시 게이치 교수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서에서 발견한 2건의 기밀 해제 문서에 따르면 당시 일본을 점령하고 있던 미군 주도 연합군이 731부대원들에게 생체실험 자료와 교환하는 조건으로 전범 재판의 기소를 면제해줬으며 총 15만∼20만엔의 돈을 부대원들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군이 준 금액을 일본 중앙정부 공무원의 초봉과 비교하면 지금의 화폐 가치로 2천만∼4천만엔에 상당하는 것이다. 당시 미국은 731부대원들에게 돈 외에도 음식과 각종 선물, 향응 등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이처럼 생체실험 자료를 얻으려 한 것은 구 소련과의 무기개발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발견된 문서는 미국이 당초 생체실험의 존재를 묵인했으며,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일본이 결국은 금전적인 혜택과 정보를 교환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사학자들은 당시 중국에서 이시이 시로 박사가 주도한 731부대의 생체실험으로 약 3천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