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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2.07 19:53 수정 : 2013.02.07 20:57

영국 정부가 국민건강보험(NHS) 역사상 최악의 환자 사망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2000년대 중반 국민건강보험 산하의 한 병원에서 1000여명의 환자가 부실 진료로 인해 사망한 것이 2009년 알려져 큰 충격을 줬는데, 정부 공식 조사결과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정부 조사위원회가 6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05~2008년 미들랜드주 스태퍼드 병원에서 400~1200명의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 치료의 질보다 비용절감을 우선한 결과였다. 100만쪽 분량의 증거자료가 ‘부적절한 치료’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일례로 이 병원에서는 응급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접수원들이 결정하게 했으며, 숙련이 덜 된 의사들이 위독한 환자들을 돌봤다. 간호사들은 필수 의료장비에 대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상태였다. 환자들은 통증완화 치료 대신 울부짖도록 방치됐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음식과 물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일도 다반사였다.

조사위원회는 스태퍼드 병원의 행태를 비용 절감을 위해 환자의 치료를 외면한 의료윤리 위반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또 환자와 의료진이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오랫동안 방치돼 희생자가 더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조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의료감독기구 통합, 국민건강보험 고위직급자에 대한 윤리의무 강화, 부실의료 은폐행위 처벌 강화 등 290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아주 끔찍하고 잘못된 일이었다.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건강보험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국민건강보험 산하 의료기관을 감독할 최고 감독관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눈에 띄게 환자 사망률이 높은 5개 의료기관도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높은 사망률이 부실 진료의 직접적인 증거는 될 수 없지만 실마리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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