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2.12 20:02
수정 : 2013.02.12 22:59
후임 결정되면 수도원서 여생
적극 행보땐 새 바티칸에 부담
전례가 없는 ‘살아있는 전임 교황’을 어떻게 대우할 것인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598년 만에 선종 전 사임을 발표하자, 전임 교황에 대한 예우 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1일(현지시각) 교황청이 베네딕토 16세 사임 이후 예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톨릭은 교황이 선종한 이후에 새 교황을 선출하는 관례를 따라왔으며, 교황이 선종 전에 사임한 것은 2000년 역사에서 5명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 사례도 1415년 사임한 그레고리우스 12세다. 현대 교황 중에서는 생전에 사임한 전례가 없으며, 전임 교황의 직함도 없다.
베네딕토 16세는 28일 공식 사임하면 교황의 여름 휴양지인 이탈리아 로마 외곽 카스텔 간돌포에서 15∼20일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후 새 교황이 선출되면 바티칸 안에 있는 수도원에서 여생을 보낸다. 교황의 대변인은 베네딕토 16세가 논문과 자서전 집필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베네딕토 16세가 차기 교황과 추기경들, 다른 유력 인사들을 일상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임 교황이 새 교황의 뜻과 다른 발언을 할 경우 바티칸 내부의 충돌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내부규정도 없다. 30년간 바티칸을 연구해 온 미국인 존 트레비스는 “베네딕토 16세가 새 교황과 충돌할 가능성은 낮지만, 새 교황은 그가 무엇을 하는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며, 바티칸이 전임 교황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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