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해결하고 부패 얼룩진 바티칸 개혁 주목
동성애 반대 ‘보수의 길’, 빈콘 퇴치는 적극적
<워싱턴포스트> “새 교황, 유럽·남미·제3세계 모두 만족시킬 것” 이탈리아계 베르고글리오 ‘주춤’ 남미 가톨릭 새로운 활기 기대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7) 추기경이 13일(현지시각)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애초 유력 후보군 10여명 안에도 이름이 없었지만, 유럽과 비유럽, 보수와 개혁 세력을 적절히 만족시키는 ‘신의 한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새 교황으로 뽑은 콘클라베의 결정을 “솔로몬의 선택”으로 비유했다. 13일부터 교황 프란치스코 1세로 불리게 된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최다 가톨릭 신도를 보유한 남미 출신이다. 아르헨티나는 물론 다른 남미 국가와 비유럽 국가들에서 환호와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남미 지역 가톨릭은 최근 세속주의와 개신교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신도수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가운데 프란체스코 1세의 교황 등극은 남미 가톨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프란체스코 1세는 이탈리아계 이민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유럽계이기도 하다. 바티칸의 ‘메이저 리그’인 이탈리아와 유럽의 거부감을 상당히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티칸에서 새 교황 선출을 기다리던 한 이탈리아인 신도는 <워싱턴포스트>에 “교황이 이탈리아 악센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란체스코 1세는 보수적 성향의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기도 하다. 동성애와 동성결혼 허용에 반대하는 등 교리적인 측면에서 베네딕토 16세와 연속성을 가지고 있어 보수 가톨릭 세력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빈곤 등의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교회의 적극적인 개입과 실천을 주장하는 등 자비를 실천해왔다. 또 고위 성직자에게 제공되는 리무진 자동차와 운전기사를 마다하고 버스를 이용하며, 식사를 손수 만들어 먹는 등 한평생 청빈한 목자의 삶을 살아왔다. 부패와 추문으로 얼룩지고 이탈리아계 추기경들의 내부 권력투쟁으로 명성에 금이 간 바티칸을 개혁해야 한다는 개혁 세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도 있을 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 사진으로 보는 교황 선출과 베르골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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