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14 20:56
수정 : 2013.03.15 09:15
선출 안팎·지구촌 반응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환성
프란치스코 새 교황 첫 복음은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하자”
각국 정상 축하 메시지 쏟아져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로마 가톨릭교회의 새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으로 선출된 13일(현지시각) 저녁 로마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저녁 7시6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곧이어 성베드로 대성당(바실리카)의 종이 울리자, 성베드로 광장에 모여 있던 군중들의 우산과 깃발이 물결치며 환성이 터져 나왔다. 광장에는 로마 시민들 모두가 모인 듯 엄청난 군중이 몰려들어 새 교황의 첫 육성을 기다렸다. 군중들은 “비바 일 파파”(교황 만세)라며 새 교황을 축복하는 구호를 외쳤고, 이 구호는 자연스럽게 “프란-치-스코”라는 연호로 바뀌었다. 새 교황이 누구인지 알려진 것이다.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른 지 한 시간 뒤였다.
곧 팡파르가 울리고 성당 발코니의 커튼이 걷히자 새 교황이 모습을 드러냈다. 환희의 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해 달라며 첫 복음을 시작했다. 그는 동료 추기경들이 새로운 로마의 주교를 찾으려고 “지구의 끝”까지 갔었다고 농담을 했다. 그는 “하느님이 나를 축복할 수 있도록 하느님에게 기도해 달라”고 농담을 이어간 뒤 신도들에게 첫 축복 기원을 했다.
성베드로 광장의 환희는 교황을 처음으로 배출한 중남미 전역에서도 울려 퍼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성당에서의 탄성과 놀라움을 시작으로 중남미 전역의 가톨릭 신도들은 환희에 휩싸였다.
세계 각국 정상 등 주요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도 즉각 쏟아졌다. 새 교황의 모국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깨 위에 인류의 정의와 평등, 형제애, 평화를 가져올 엄청난 의무가 지워졌다”며 그의 사명이 열매 맺기를 기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주 대륙 출신의 첫 교황”을 환영한다며 “미국민도 이 역사적인 날의 기쁨을 같이한다”고 기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현명한 지도력” 밑에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전세계 12억 가톨릭 신도들에게 중대한 날”이라며 그 역사적 의미를 평가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4일 추기경들과 함께 축하 미사를 집전하고 첫 업무를 시작했다. 17일 첫 삼종기도를 집전할 예정이며, 즉위 미사는 19일 열린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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