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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지진으로 집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아이티의 아이들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설치한 어린이친화공간(CFS)에서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임시교실로 쓰고 있는 텐트 안을 돌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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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희망나눔 지구촌 위기의 아이들 끌어안기
마이클 펜로즈 ‘세이브더칠드런’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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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펜로즈(40)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적지원 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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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아동구호기금 충분해야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처 가능해 -최근 다녀본 지역 중 가장 상황이 심각한 지역은 어디인가? “무엇보다 지금은 시리아가 가장 위기다. 2011년 3월 시위 발발 초기엔 단순한 분쟁상황이라고만 생각했으나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점점 악화되고 있다. 우리 조직의 원칙이 위험지역의 경우엔 구체적인 구호지역을 밝히지 않기로 돼 있기 때문에 장소를 특정할 순 없으나 세이브더칠드런은 반군과 정부군 점령지역 가리지 않고 접근 가능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 2주 전 시리아를 다녀왔는데 종교·인종 갈등과 분열·폭력으로 도시가 거의 파괴됐고 물가는 치솟았고 음식·물 공급도 안 되고 있다.” -자연재해로 파괴된 곳과 분쟁지역의 구호활동은 어떤 차이가 있나? “공통점은 어떤 원인으로든 위기가 발생하면 그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는 비록 사람이 통제할 수 없지만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지역공동체가 힘을 합친다. 그러나 분쟁은 늘 종교·민족간 갈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지역단위에서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고, 그 영향이 이웃국가에까지 번진다는 특징이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같은 국제구호단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설명해달라. “우리는 영양·보건·교육·행정 등 여러 분야에 300명이 넘는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다. 위기사태가 발생하면 세이브더칠드런 국제본부에서 상황을 점검해 심각한 정도, 지역의 대응 역량에 따라 1~4등급으로 분류하고 지원방법을 모색한다. 해당 지역에서 일하는 활동가와 본부 직원이 함께 현장에 파견돼 구호활동을 펼친다. 이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은 두 가지 통로로 기금을 모으고 있다. 시리아내전, 동남아 지진해일(쓰나미) 등 규모가 큰 재난이 발생하면 언론 등에 이를 알려 이 지역 구호활동에 쓰이는 성금을 걷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일상적으로 모금하는 아동구호기금(CEF)이다. 아동구호기금이 충분해야 예측 불가능한 비상사태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대한 구호기금은 빈익빈 부익부가 되기 쉽다. 소말리아 경우엔 2년 전만 해도 예산이 풍족했지만 언론의 조명이 줄어들어 지금은 부족한 상황이다. 일상적인 후원을 하는 정기회원 모집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구호단체 전문가들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후원자들에게 구호단체의 전문성과 활동 역량에 대해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볼 때 국제이슈에 둔감한 편이다. 한국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최근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같은 곳은 기업 위주의 모금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한국은 개인 후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 조직의 취지에서 보자면 이런 개미 후원자들이 더 소중하다. 14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시리아내전 발발 2돌을 맞아 평화를 기원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했는데, 젊은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즐겁게 열정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돌이켜보면 한국인들도 60년 전 한국전쟁을 겪었고, 그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 글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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