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3.27 20:28
수정 : 2013.03.27 23:25
|
워런 버핏
|
900만주 받아…지분 10% 확보
월가 보수체계 바뀔까 관심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이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주요 주주가 돼 ‘대박 신화’를 다시 썼다. 월가의 보너스 잔치에 비판적인 버핏이 골드만삭스의 보상체계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2008년 골드만삭스 투자 당시 확보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대신 기존 주식을 받기로 합의해, 이 은행 전체 주식의 2%에 해당하는 900만주 이상을 받게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27일 보도했다. 이 합의로 골드만삭스는 신주를 발행하는 부담을 덜게 됐고, 버핏은 기존 보유 주식과 합해 골드만삭스의 지분 10%를 확보하게 됐다.
버핏이 골드만삭스에 투자한 것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월가가 휘청거릴 때다. 그는 10%의 배당금이 보장된 우선주를 50억달러어치 구입하며, 5년 안에 주당 115달러에 신주 50억달러어치(약 4350만주)를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보장받았다. 이 거래는 평소 “아이티(IT)나 금융주를 사느니 코카콜라에 투자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전통적인 제조업을 중시하던 버핏의 투자 철학과 맞지 않아 월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버핏은 9월에 만료되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대신 기존의 보통주를 주가 차익에 해당하는 만큼 받기로 은행 쪽과 최근 합의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26일(현지시각) 현재 146.42달러여서 버핏이 인수할 수 있는 주식은 900여만주에 이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는 등 실적이 양호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감원 등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어 주가는 더 오를 전망이다.
“월가 보수체계에 채찍이 필요하다”며 보너스 잔치에 비판적이던 버핏이 세계 최대 투자은행의 주요 주주가 돼, 월가의 보너스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도 관심거리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