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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01 20:42 수정 : 2013.04.01 22:26

62년 쿠데타 뒤 관영언론만 존재
세인정권 개혁·개방 조처로 허용
16개 일간지 승인, 4곳 먼저 발간

1일 아침 미얀마 각지의 가판대에 ‘민영 일간지’가 재등장했다. 군부독재자 네 윈이 1964년 모든 민영 일간지 발행을 금지한 지 50년 만의 일이다. 미얀마에서 ‘자유언론의 르네상스’가 꽃 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2011년 3월 테인 세인 대통령이 취임한 뒤 시행해 온 개혁·개방 조처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은 1일 <골든 프레쉬 랜드> 등 4개 민영 일간지가 첫 발간됐다고 보도했다. 테인 세인 정부는 지난해 12월 언론자유화 조처의 하나로 민영 일간지 발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16개 일간지가 정부 승인을 받았고 준비를 마친 4개 신문이 먼저 발간됐다.

“장애물은 있겠지만, 언론 자유의 정신과 옛 동료들의 기자 정신을 본받아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이날 감격적인 첫호를 발행한 <골든 프레시 랜드> 편집국장 킨 마웅 라이(81)는 <에이피> 통신 인터뷰에서 감격 어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젊은 시절 미얀마어 일간지 <모교>(Mogyo)의 선임기자로 활동하다가 세 차례 투옥된 ‘전과’가 있다. 네 윈이 비판자들을 가두려는 방편으로 애용한 보호구금도 3년간 당했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미얀마어, 영어, 중국어 일간지가 경쟁하는 언론 민주주의 국가였다. 하지만 1962년 네 윈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수많은 언론인이 투옥·고문·감시·도청 피해자가 됐다. 1964년 아예 모든 일간지가 관영화됐다. 이후 관영 언론들은 정부 보도자료 수준의 뉴스를 생산해왔다. <에이피> 통신은 “새 다리 준공식에 참석한 ‘모든’ 당국자들의 이름 등이 보도의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군부독재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였던 언론은 테인 세인 정권의 수혜자로 처지가 바뀌었다. 지난해 8월 활자 매체에 대한 사전 검열제도가 폐지됐고, 민영 일간지 재발행의 꿈도 이뤄졌다. 하지만 법을 위반하면 최대 7년형에 처할 수 있고, 정부가 언제든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언론법이 남아 있어 언론 민주주의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언론 자유화의 틈새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과 집권당인 테인 세인의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기관지도 일간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통합단결발전당의<유니언 데일리>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 신문은 1일부터 열흘간 신문을 무료로 나눠준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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