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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14 09:50 수정 : 2013.04.15 08:17

케리, 시진핑 만나 제안…‘북한설득 나서라’ 메시지
“고위관리 파견해 추가 논의” 밝혀 후속조처 주목

미국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동아시아에 배치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망(MD) 감축 또는 철수를 중국에 제의했다. 한반도 위기 고조 이후 미국이 제안한 가장 진전되고 구체적인 조처이다.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지닌 중국을 염두에 둔 조처로, 중국의 반응과 향후 구실이 주목된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중국 베이징 다오위타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철폐하면 미국은 새롭게 강화된 미사일 방어망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만난 케리 장관은 중국을 떠나기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중국 지도자들에게 미국이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사일 방어망 증강이 왜 필요했는지 설명한 뒤, 이를 철수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협이 사라진다면, 즉 북한이 비핵화된다면, 그런 시점에서 그러한 강화되고 전진배치된 (미사일) 방어망 같은 것을 우리가 가질 당위가 존재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그런 (미사일 방어망 감축·철수) 조처를 취할 수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희망이고, 단기적으로는 더욱 좋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이날 한 다짐들이 “단순히 수사가 아니다”라며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매우 진지하다는 것은 내 생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미-중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이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지를 아주 특별하고도 신속하게 추가 논의할 것”이라며,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윌리엄 번스 국무 부장관 및 다른 고위 정부 관리들이 중국에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설득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미-중의 구체적인 추가 조처가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는 “케리의 발언은 미국이 북핵 긴장 국면 속에서 동아시아에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이 사실상 중국 봉쇄 정책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아시아 귀환 정책의 일환이라며 반발해 왔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이 제안이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중국의 움직임을 이끌어 내려는 외교적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을 수행한 관리들은 12일부터 시작된 이번 케리 장관의 한·중·일 순방의 핵심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정 탓에 케리 장관의 이번 제안은, 강화되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할 수단으로 미사일 방어망을 옹호해온 미국 내 강경론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짚었다. 미국은 지난 3일 괌 미군기지에 앞으로 몇 주 안에 ‘고고도 지역방어 시스템’(THAAD)이라는 첨단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하려고 속력을 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애초 2015년께 배치될 예정이었다. 앞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지난 3월15일 미국 국방부가 10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탄도 요격미사일을 태평양 연안에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처가 실행되면 2017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지상 발사 요격미사일이 30개에서 44개로 늘어나게 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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