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4.17 16:52
수정 : 2013.04.17 20:30
공화의원 우편물서 라이신 검출
“보스턴테러와 연관성은 불분명”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와중에 독극물이 묻은 우편물이 미국 상원의원에게 배달됐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탄저균이 묻은 우편물 사건을 겪은 미국 의회는 테러 공포에 다시 휩싸였다.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발송된 한 우편물에서 라이신이라는 독극물의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는 사실을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밝혔다고 해리 레이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16일 발표했다.
이 우편물은 위커 의원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우편물 검색장치를 통과하며 두 번이나 라이신 양성 반응을 보여, 연방수사국(FBI)에서 조사하고 있다. 라이신은 피마자 씨에 들어있는 독성 물질로 먹거나 흡입하면 생명에 치명적이다. 이 우편물 사건으로 의사당의 상원 우편국은 폐쇄됐으며, 의사당에서 오염 색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우편물에는 멤피스 지역의 소인이 찍혔고, 반송 주소나 의심스런 표시는 없었다고 상원 경비대가 보고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 편지가 의원들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던 사람의 이름으로, 그 인물의 신원은 파악된 상태라고 밝혔다고 클레어 맥캐스킬 민주당 상원의원이 전했다.
의원들은 9·11테러 직후 탄저균 우편물이 의회에 배달된 사실을 떠올리며, 이 사건과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의 관련성 여부를 의심했다. 앤거스 킹 상원의원(무소속)은 “이 사건이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와 연관됐다는 정보는 없다”며 “우연한 일치이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9·11테러 직후 톰 대슐 당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에게 탄저균이 묻은 우편물이 배달됐고, 이후 의회로 온 모든 우편물의 배달이 보류되고 검색을 거치기도 했다. 2004년에도 빌 플리스트 공화당 상원의원의 우편배달함에 독극물이 배달돼, 상원의원 사무실이 폐쇄되기도 했다. 당시 사건들의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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