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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02 16:21 수정 : 2013.05.02 16:21

미 최초의 유럽식민지 제임스타운에서 식인 흔적 발견

미국의 첫 유럽 식민 거주지인 제임스타운에서 끔찍한 식인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민 처녀 포카혼타스와 영국 청년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전설의 장소가 혹독한 추위와 기아로 동료의 사체를 먹는 지경까지 몰렸던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스미소니언자연사박물관의 법의학 인류학자인 덕 오슬레이 박사는 1일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미국 최초의 영국 이주민 마을로 건설된 제임스포트에서 발견된 한 두개골의 상처를 분석한 결과, 식인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오슬레이 박사는 제임스포트 내에서 지난해 발견된 14세 소녀의 두개골에서 식용으로 두피와 두뇌를 발라낸 흔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식인 행위는 1607년 건설된 제임스포트의 영국 이주자들이 2년 뒤인 1609-1610년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기근에서 살아남아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연구진들은 추측했다.

오슬레이 박사는 이 두개골에 “많은 찍고 자른 상처, 앞이마와 두개골 후면에 찍은 상처, 그리고 안쪽을 파기 위한 머리 왼쪽에 있는 구멍이 있다”며 “이는 뇌를 추출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증거는 이 사체가 절단되고 살이 발라졌음을 절대적으로 말하는 것이다”며 “그 명확한 의도는 식용을 위해 살과 두뇌를 떼어내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이주민들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있었고, 그래서 유용한 어떤 고기라도 사용됐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두개골에는 상당히 머뭇거리며 작업이 진행된 흔적이 있어, 그 작업은 숙달된 동물 도축작업자가 아니라 여성에 의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들은 밝혔다. 이 두개골의 주인공인 소녀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망 직후에 그 상처들이 가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녀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분석결과 한때는 영양상태가 좋았으며, 고기 등 부유한 계층의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녀가 사망한 것으로 추측되는 1609년 겨울에 제임스포트 이주민들은 관계가 악화된 원주민들의 포위 상태에서 식량도 바닥이 난 상태였다. 개와 고양이, 쥐, 뱀까지 잡아먹고, 심지어는 신발의 가죽까지 먹은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사체가 식용으로 처리됐는지는 불확실하나, 이 소녀가 유일한 희생자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연구진들은 밝혔다. 6개월의 기근과 봉쇄 끝에 1910년 여름 영국으로부터 구조대가 왔을 때 이주민 300명 중 60명만이 살아남았다.

제임스포트는 현재 보스턴 지역에 정착한 메이플라워호 청교도 이민자들보다 13년 전인 1607년에 존 스미스 선장의 지도 하에 건설된 첫 식민 거주지이다. 이들은 당시 이 지역의 원주민인 포우하탄족의 도움으로 식량 등을 제공받으며 정착했으나, 포우하탄족의 영역을 많이 잠식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나중에 포우하탄족 추장의 딸 포카혼타스는 영국 이주민인 토머스 롤프와 결혼한 뒤 영국으로 가서, 미국 식민지 투자를 권유 활동을 하다가 사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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