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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5.05 20:28 수정 : 2013.05.05 22:16

잠라야 군사연구단지 미사일 공격
아사드 정권 화학무기 사용 정황에
미국 대신해 군사 응징 나선 듯
내전 국제적 대리전 비화 양상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두 차례 연속 공습과 폭격을 감행했다. 시리아 내전이 본격적인 국제적 대리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5일 아침 시리아 다마스커스 교외의 군사연구시설인 잠라야 단지에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 시리아 국영 텔레비전은 이 폭발이 시리아 군사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2일에도 이란이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한테 전달하는 공대공 미사일의 선적을 겨냥해, 다마스커스국제공항을 공습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월 말에도 러시아가 시리아를 통해 헤즈볼라에게 공급하던 SA-17 대공미사일 수송 차량을 공습했다고 미국 정보 관리들이 확인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공습한 잠라야 단지는 시리아의 생화학무기 연구센터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불거진 상황 속에서 공습이 벌어졌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금지선(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화학무기를 시리아가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국은 시리아반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포함한 군사개입 등 모든 선택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이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던 헤즈볼라에 대한 무기 공급 저지를 넘어, 시리아의 생화학무기 시설을 폭격한 것은 미국의 고민을 대신 덜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아사드 정권에 수많은 경고를 해왔으나,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정황 앞에서도 별다른 대응을 못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 이후의 청사진이 없는데다,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 내전을 격화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엔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에 대한 군사조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주미 이스라엘대사관은 5일 공습 사실을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권이 테러리스트들 특히 레바논의 헤즈볼라에게 화학무기나 다른 국면 전환(게임체인저) 무기를 전달하는 것을 단호하게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등 중미를 순방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같은 테러단체한테 첨단무기가 전달되는 걸 막는 일은 정당하다”며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적극 개입하면서, 시리아 내전이 국제적 대리전으로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시리아 내전에서는 각 세력들이 여러 갈래의 전선을 이루고 있다. △러시아-이란-시리아 아사드 정권-헤즈볼라로 이어지는 아사드 정권 축 △미국을 비롯한 서방-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보수 왕정국가-자유시리아군(FSA)으로 이어지는 친서방 반군 축 △알카에다-승리전선(누스라 프론트)으로 이어지는 반서방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축이 내전의 3대 세력이다.

이 가운데 친서방 반군 축과 이슬람주의 무장세력 축은 아사드 정권 타도라는 목표를 공유하면서도, 주도권을 놓고 각축하고 있다. 서방은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의 득세를 우려해, 반아사드 세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아사드 정권도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에 대한 억제를 고리로 서방을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개입으로 중동과 이슬람 세계에서 이슬람주의 무장세력과 아사드 정권의 입지와 정당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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