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19 08:40
수정 : 2013.06.19 08:40
AP, 미 정부 고위관리 인용 보도
탈레반, 카타르에 사무소 개설
BBC “핵심 의제는 포로 교환”
2001년 9·11 테러 이후 폭력과 긴장이 끊이지 않았던 미국, 탈레반, 아프가니스탄이 18일 새로운 장을 열었다. <에이피>(AP) 통신은 18일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곧 탈레반과 공식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탈레반이 카타르 도하에 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탈레반이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절연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는 탈레반의 변화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응답하겠다는 의미다. 미국과 탈레반은 며칠 안에 카타르의 탈레반 사무소에서 양자회담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비비시>(BBC)는 미국과 탈레반과의 핵심 의제는 포로 교환이지만, 초기 몇주 동안은 서로를 탐색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비시>는 그러나 양쪽의 회담이 계속되려면, 탈레반이 알카에다와 완전히 관계를 끊고 여성과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짚었다. 외신들은 미국과 탈레반의 회동 뒤엔 아프간과 탈레반의 회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탈레반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워싱턴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대화를 거부해왔다. <비비시>는 “탈레반과 미국이 대화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이뤄진 성과이지만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는 미 관리의 말을 전했다.
<에이피>의 보도에 앞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 대비해 카타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정부도 탈레반의 사무소 개설을 확인했다. 탈레반은 “이 사무소는 탈레반과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위해 개설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지난해 1월 카타르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국제사회와 교섭을 벌이기로 잠정합의를 이뤘으나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힌 탈레반 대원 석방 문제 등에서 의견이 달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아프간 정부는 또한 이날 아프간을 담당하고 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으로부터 자국 영토의 치안권을 넘겨받았다. 2014년 나토군 철군 일정에 따라, 19일부터 아프간 군경 35만명이 전국 치안을 맡게 된 것이다.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불에서 열린 치안권 이양 기념행사에서 “오늘 행사는 아프간에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1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폭파사건을 지휘한 알카에다의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를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한 뒤 탈레반과 줄곧 적대적 관계에 놓여 있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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