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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빈국과 최부국의 소득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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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불평등의 곤경’ 보고서 내놔 국가간은 물론 국가 내부서도 심각 “테러리즘은 불평등서 비롯” 지적
지난 10년간 경제가 크게 성장했음에도 세계화의 급진전 등으로 인해 불평등은 심화됐다고 유엔 보고서가 25일 밝혔다.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이날 ‘불평등의 곤경’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인구 20%가 지구상의 부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80%의 국내총생산(GDP)을 선진국 10억명이 차지하고, 남은 20%를 개발도상국 50억명이 나눠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9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사회정상회의에서 빈·부격차를 줄이기로 한 세계 지도자들의 약속은 없던 일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를 보면,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은 직장과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불평등을 낳았으며, 이런 불평등은 국가 사이는 물론 국가 내부에서도 심각해졌다. 보고서는 따라서 성장에만 무게를 두고 분배와 평등을 무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실업 문제의 경우, 라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세계적으로 실업자 1억8600만명 가운데 47%가 젊은 층으로,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전세계 노동자의 4분의 1이 입에 겨우 풀칠할 수준인 하루 1달러의 수입도 못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가난한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법적 보호와 사회의 기초적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비공식 경제부문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경제사회국을 이끌고 있는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사무차장은 “비공식 부문 노동자의 60%가 여성”이라며 “여성 노동자가 남성 노동자보다 소수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개발도상국의 실업률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 점이 가장 심각하게 다뤄야 할 세계적 추세의 하나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추세로 거론된 것은 같은 나라 내부에서 심화되고 있는 소득 불균형이다. 1980년대 이래 구체적 자료가 확보된 73개 나라 가운데 48개 나라에서 소득 불균형이 악화됐으며 개선된 나라는 9개 나라에 그쳤다고 오캄포 사무차장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확대되는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확산되고 있는 세계화, 개방경제로부터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했다. 또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 취업기회 확대, 사회보호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소외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폭력은 불평등이 만연한 곳에서 꽃핀다”며 “테러리즘과 관련된 폭력은 사회적 불평등과 분열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캄포 사무차장은 “이번 보고서는 최근 20~25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불평등이 오히려 늘어났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프리카 나라들의 보건 관련 각료들은 모잠비크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회의에서 결핵 퇴치를 위한 특단의 조처를 촉구했다.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결핵으로 50만명이 숨진다. 이는 전세계 결핵 사망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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