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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한 29일 새벽 거센 강풍과 해일로 인해 바닷가의 배가 해안 고속도로까지 밀려 올라와 있다. 미시시피/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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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 주가 23P 급락
초특급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 정유시설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원유가격이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애초 최고 등급인 5등급 허리케인이었던 카트리나는 29일 오전(현지시각) 3등급으로 약화됐지만, 시속 216㎞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고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를 강타해 이 지역 일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해, 세계 경제는 물론 경기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큰 충격파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등의 자료를 보면,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배럴당 4.67달러 오른 70.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거래는 비록 장외거래였지만 사상 처음으로 70달러를 돌파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을 무너뜨렸다. 이런 분위기는 장내 거래에도 이어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가 개장하자마자 아침 9시26분 현재 26일 종가보다 배럴당 3달러를 훌쩍 뛰어오른 69.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해산 브렌트유와 중동산 두바이유도 잇따라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 26일 배럴당 58.43달러에 마감됐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특히 멕시코만 최대의 석유하역항 루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의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전쟁이 일어난 경우를 제외하고 원유가격이 장외시장에서 배럴당 4달러 이상 폭등한 적이 없었다”며 “허리케인이 유전과 정유시설을 강타하면 그로 인한 충격파가 두세달 정도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산유국들의 여유 생산능력이 하루 100만배럴에 불과하며, 정제능력은 이미 한계에 이른 상태여서 허리케인으로 설비가 파손되면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부를 수 있는 상황이다. 원유가 급등 여파로 종합주가지수는 1063.16으로 23.39 급락했고, 코스닥지수도 연중 최대치인 19.51이 떨어진 492.66을 나타냈다. 전체 업종이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특히 중소형주의 낙폭이 더 컸다. 정남기 이홍동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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