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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07 15:47 수정 : 2013.10.07 17:03

“노래 실력에 관해선 말하지 않고, 성형수술을 받으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너무 속이 상해 병원 화장실에 가 어머니에게 울며 전화를 했어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케이(K) 팝 경연 대회 참가자들이 주최 쪽한테서 성형수술을 권유받았다고 6일 <선데이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이 보도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태생의 스리랑카 소녀 시말리 데 실바(15)는 지난해 홍콩 채널 엠(M)이 주최한 케이팝 스타 헌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결선에 진출했다. 시말리는 15명의 다른 아시아 나라 결선 진출자들과 함께 11월 서울을 찾았다.

2주 동안 진행된 결선 대회 도중 주최 쪽은 시말리 등 참가자들을 서울 시내 한 성형외과에 데려가 상담을 받게 했다. 의사는 당시 14살이던 시말리의 이마와 턱, 코 등을 짚으며 “넌 14살인데 마치 서른살 같아 보인다”며 수술을 권했다. 시말리는 “노래 실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은 채 외모가 가수로 성공하는데 중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으니 소녀로서 참담하고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시말리는 결국 “가수로 성공하려고 성형수술을 받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진료실을 나온 그녀는 병원 화장실에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울음을 터뜨렸다. 시말리의 어머니는 “의사가 딸의 피부 색이 너무 어둡고, 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아이들에게 늘 ‘자신감을 가지라. 사람은 피부색이 아닌 행동에 따라 평가된다’고 가르쳤는데, 딸 아이가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시말리의 어머니는 다음날 한국으로 날아와 딸을 데려갔다.

시말리는 결국 결선에서 탈락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콧날을 세우는 임시 보형물 등을 넣고 경연 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시말리는 “당시 주최 쪽이 인종 차별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최 쪽인 채널 엠 대변인은 “당시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케이 팝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가운데 일부였다”며 “참가자들에게 성형수술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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