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30 19:06
수정 : 2005.08.30 23:21
멕시코만 정유시설 피해규모따라 변동될듯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만을 빠져나가자 미국 석유생산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이 일대 석유시설이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밝혀지면 더 오를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은 지난 26일 이후 이 지역 해상 유전시설 700여곳의 인력을 피신시켰다. 이로 인해 이 지역 석유의 92%, 천연가스의 83%가 덜 생산되고 있다.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은 추적장치가 달린 자사의 해상 채굴장비 2기가 파괴돼 표류 중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존 헐린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허리케인 아이반은 이번 카트리나보다 훨씬 약한 것이었지만, 그 여파로 미국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시설의 4%가 9개월 동안 가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트리나로 인한 정유시설 피해가 애초 우려했던 것에 비해 심각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석유산업연구재단의 로런스 골드스타인 회장은 “이번 카트리나 피해로 전체 정유 생산이 다음 60일 동안 2천만배럴 가량 줄어들 것이지만, 지난해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만큼 생산 중단 사태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루 25만배럴의 정유 능력을 가진 모티바 엔터프라이스의 대변인도 “피해가 부분적”이라며 “며칠 뒤면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클로드 만딜은 “구체적인 피해 현황을 조사하는 데 10여일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미국은 그동안 쓸 충분한 석유를 비축해 놓고 있는 만큼 널뛰기 시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신중하게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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