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18 20:12
수정 : 2013.12.1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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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오른쪽 셋째)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오른쪽 넷째) 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이날 정보기술 기업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국가안보국(NSA) 감시활동 개혁을 촉구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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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통제 강화로 기업 활동 곤란
스노든, 브라질에 망명 타진 서한
미국의 정보기술(IT) 대표 기업 지도자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다. 백악관은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웹사이트 개선 문제를 최우선 화두로 삼으려 했으나, 화제는 재빠르게 미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정책 개혁 쪽으로 옮겨졌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야후·에이티앤티(AT&T) 등의 15명의 최고경영자(CEO)와 고위 임원들이 17일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면담은 애초 1시간 정도로 계획됐으나, 두 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 등 일부 참석자는 이날 회동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의 불신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이 미국 정보기술 기업들에게 자국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브라질에 두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외국 정부의 미 인터넷 기업 통제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석 기업들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에 우리가 발표한 정부사찰에 대한 원칙을 대통령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점을 평가한다”며 “우리는 대통령이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인터넷 기업 8곳은 지난 9일 미국 정부에 감시활동 체계를 개혁하라고 요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내고, 이를 광고로 게재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기업들이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회동은 대통령이 최고경영자들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또 “대통령은 인터넷이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혁신적이어어야 한다는 믿음을 명백히 밝혔으며, 업계의 우려와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 행정부와 정보기술 업체들의 밀월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 당사자는 최근 브라질에 영구적인 망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임시 망명중인 전직 미 국가안보국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브라질 정부에 “미 국가안보국의 브라질 감시활동에 대한 조사에 협조하겠다. 그에 앞서 어떤 나라든 나에 대한 영구적인 망명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브라질이 미국과의 긴장관계를 감수하면서까지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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