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04 20:19
수정 : 2005.09.04 21:25
6자회담에 불똥튈까 우려
힐 차관보 일정 겹쳐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미국 남부지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복구 작업을 고려해 5일로 예정됐던 미국 공식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4일 보도했다.
후 주석은 3일 저녁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미국 정부가 심각한 재해 복구 작업에 당면해 있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며, 부시 대통령은 “양쪽이 편리한 시기에 후 주석이 다시 미국을 방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은 대신 이달 중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60돌 기념 정상회담에서 회동하기로 합의했다.
후 주석의 방미 연기로 외교부 주변에서는 ‘카트리나의 불똥이 6자회담으로 튀는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4차 6자회담이 9월12일 시작되는 주로 미뤄진 데는 5일부터 시작되기로 했던 후 주석의 방미일정도 고려된 것인데, 미-중 정상회담이 이번에는 6자회담이 열리는 때로 밀려나 일정이 겹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에는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배석해야 한다는 게 미국쪽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애초 4차 6자회담에서의 합의는 ‘8월29일 시작되는 주’에 회담을 속개한다는 것이었고 대체로 참가국들 사이엔 30일 회담 속개에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 그러나 핵의 평화적 이용권 보장, 북-미 관계정상화 등 에서 북-미 양자협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북한은 또 8월 하순들어 회담 속개의 장애물로 한-미 두나라의 을지포커스렌즈 연례 합동군사훈련과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임명 등을 제기했다. 30일 회담 개최가 어려워지자 중국은 8월 마지막 주 개최 합의를 지키기 위해 9월2일 개최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번엔 5일부터 시작되는 미-중 정상회담으로 힐 차관보가 워싱턴으로 복귀해야 하는 문제가 나왔다. 12일 이후로 6자회담이 순연된 데는 이런 외교적 일정 조정의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애초 후 주석은 5일부터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순방한 뒤 14일부터 사흘간 뉴욕에 머물며 유엔 창설 6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돼있었다. 이에 따라 14∼17일 뉴욕방문 도중 미-중 정상회담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미-중 정상회담이 6자회담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강태호 기자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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