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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2.14 10:30 수정 : 2014.02.14 10:30

페이스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브리엘 해리슨이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본사에서 이 서비스의 새로운 성별 표시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멘로파크 AP=연합뉴스)

성 소수자 배려…“내 성별을 밝힐 수 있게됐다”

세계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13일(현지시간) ’여성‘과 ’남성‘ 외에도 다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회원성별 표시 시스템을 변경했다.

이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들이스스로 규정하는 성 정체성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아직은 이런 시스템 변경이 영어를 쓰는 미국 사용자에게만 적용되고 있으나, 한국어 등 다른 언어를 쓰는 사용자 또는 국가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국 페이스북의 회원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성별‘(Gender) 표시를 위한 드롭다운 메뉴에 ’여성‘(Female)과 ’남성‘(Male) 등 2개 선택만 존재하던 전날까지와 달리, 다른 설명을 기입해 넣을 수 있는 ’맞춤‘(Custom) 선택지가 추가돼 있었다.

이를 선택하면 바로 아래에 사용자가 구체적인 성 정체성 표현을 입력할 수 있다.

다만, 성 정체성과 무관한 엉뚱한 말을 넣는 등 남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무성‘(Agender), ’트랜스‘(Trans), ’양성‘(Bigender), ’기타‘(Other),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Male to Female),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Female to Male) 등 약 50개의 표현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저장이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또 사용자가 자신을 가리킬 때 사용되기를 바라는 인칭대명사의 문법적 성도 여성, 남성 외에 ‘중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페이스북은 일단 영어 사용자에게 이 시스템을 적용한 후, 비영어권의 성 소수자 운동가들과 협력해 다른 언어로 어떤 표현이 적당한지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 전세계로 확산키로 했다.

이런 변경 작업을 한 페이스북 엔지니어 브리엘 해리슨은 성전환자다. 그는 시스템 변경 첫날인 13일 자신의 성별 표시를 ‘여성‘에서 ‘성전환 여성’(TransWoman)으로 바꿨다.

해리슨은 “이번 조치에 대해 아무 의미가 없는 사람이 많겠지만, 의미가 있는 소수에게는 온 세상과 같은 것”이라고 AP통신에 설명했다.

그는 “나와 같은 성전환자나 기존 성별 관념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 (남녀 성별 중) 양자택일을 요구받으면, 남성이라고 해야 할지 여성이라고 해야 할지, 성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며 “처음으로 내가 (페이스북) 사이트에서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내 성별이 무엇인지 밝힐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법률 센터‘ 소장인 메이슨 데이비스는 “일부 사람들게는 온라인에서 남성과 여성 외의 다른 성별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는 게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많은 성전환자들에게는 이것이 매우 멋진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에 대해 ‘복음주의’를 자처하는 보수 기독교 근본주의 단체들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며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향력 있는 기독교 단체인 ‘포커스 온 더 패밀리’의 이슈 분석가인 제프 존스턴은 페이스북 사이트 운영은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인류가 남성과 여성으로 갈린다는 생물학적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존스턴은 한때 동성애자였다가 보수 기독교인으로 돌아선 인물이다. 그는 ’동성애는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글이 운영하는 SNS ‘구글 플러스’도 남성과 여성 외에 ‘기타’를 선택할 있도록 돼 있기는 하지만, 더 구체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기타’를 선택한 구글 플러스 사용자의 수는 약 1%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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