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수비 축구, 역시 최강의 면모 |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이탈리아 축구의 특징을 자유정신으로 보았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발상이 경쟁력의 바탕이다. 그런데 파란색 유니폼을 입어 ‘아주리’(Azzurri)라 불리는 이탈리아 축구팀만큼 수비 조직력이 강한 팀도 없다. 로마의 방패진 ‘팔랑크스’의 철벽을 닮았다.
이탈리아는 15일(한국시각) 브라질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죽음의 D조’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AC밀란)의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190cm, 88kg의 탄탄한 체격에 기행을 일삼는 발로텔리는 후반 5분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머리로 찍었다. 월드컵 첫 출전 첫골로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이탈리아 가정에 입양된 흑인으로 인종차별 피해의식이 있지만, 이날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발로텔리를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이탈리아는 이날 4-1-4-1 전형의 최전방에 발로텔리를 세웠지만, 공을 빼앗기는 순간에는 발로텔리만 두고 모두 뒤로 빠졌다. 수비시 문앞에는 항상 6명 이상이 가담해 상대보다 수적 우위를 유지했다. 전통적으로 선수간 간격과 대형이 가장 잘 유지되는 팀처럼 짜임새는 여전했다.
통계에서도 수비가 강한 팀의 특성이 드러났다. 주전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을 대신해 투입된 신예 살바토레 시리구(파리생제르맹)는 불안한듯 했지만 4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중요한 수비 자원인 골키퍼의 층이 투텁다는 뜻이다. 잉글랜드 공격을 깔끔하게 막아낸 클리어링은 10-4, 태클도 12-8로 앞섰다. 수비와 공격을 연결하는 주장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의 감각적인 패스는 빛났다.
잉글랜드는 롱볼로 크게 상대 진용을 흔드는 방식으로 공격의 빈도는 많았다. 하지만 18개의 슈팅에서 대니얼 스터리지(리버풀)의 한골에 그쳤다. 불도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파괴력이나 슈팅의 정확도는 예전보다 떨어졌다. 역시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한 팀한테 승리 확률은 높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