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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03 19:46 수정 : 2014.07.03 22:12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왼쪽),

전 총리·유엔 중동특사 명함 활용해
쿠데타 집권 이집트 시시 정권 자문
본인은 천문학적 자문료 받아가고
스폰서들도 경제적 이권 챙겨갈듯

“블레어는 전쟁과 부패를 상징한다. (유엔 중동특사직에서) 해고돼야 한다.”

1997~2007년 영국을 이끌었던 토니 블레어 (사진)전 총리가 입길에 올랐다. 그는 전직 총리이자 유엔 중동특사의 명함을 활용해 중동 지역에서 컨설팅 등으로 엄청난 수입을 챙겨 뒷말이 무성했는데, 최근에는 쿠데타로 집권한 이집트 정권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여론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가디언>은 2일 “블레어 전 총리가 아랍에미리트연합이 후원하는 이집트 프로그램 가운데 ‘경제 개혁’ 자문을 맡기로 했다”며 “이제 독재정권 자문까지 맡은 블레어 전 총리의 유엔 중동특사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압델팟타흐 시시 대통령의 이집트 정권은 ‘칠레의 피노체트 쿠데타 방식’으로 합법적인 무르시 정권을 뒤집었고, 이 과정에서 반대파 2500명 이상을 살해하고 2만명 이상을 구금한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했다. 이집트 법원은 1000명이 넘는 반정부 인사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블레어 전 총리는 이집트 쿠데타 직후 “국가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였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신문은 블레어 전 총리의 행보에는 경제적 이권이 개입돼 있다고 지적한다. 주로 사유화, 규제 완화 등이 정책자문 내용이 될 텐데, 그럴 경우 블레어의 스폰서들이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집트 지원 프로그램에 돈을 대는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도 돈독해진다. 블레어 전 총리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사무실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쿠데타로 무르시 정권을 무너뜨린 시시를 적극 지지한다. 무르시 정권의 기반인 이슬람주의 단체 ‘이슬람형제단’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왕정체제가 위험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미 카자흐스탄의 독재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 자문으로 1300만달러를 챙겼고, 쿠웨이트와 콜롬비아에 이르기까지 정권과 은행, 기업들에 대한 영리 활동으로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렸다. 지난해 수입은 2000만파운드(345억원)를 넘었다. 총리 시절 파병을 위해 이라크 관련 정보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전직 총리가 ‘브로커’처럼 움직이는 행태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신문은 “블레어가 국제적인 회전문을 만들었다. 총리들이 퇴임 뒤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것은 관습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블레어가 유엔 중동특사인 것은 그 지역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짚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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