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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18 14:08 수정 : 2014.07.18 14:08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우쿠라이나 상공 여객기 격추
중동과 우크라이나 분쟁에 방아쇠 당길 듯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악화되는 분쟁이 17일을 기점으로 임계치에 올랐다.

이날 중동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감행됐다. 또 같은 날 내전이 지속되던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는 말레이시아 민간 여객기가 미사일을 맞고 격추됐다.

두 사건은 중동과 우크라이나 분쟁을 확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힘을 겨루는 상황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가자 지구의 본격적 지상전이 현재 진행중인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을 하나의 전장터로 만들 공산이 제기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팔레스타인-레바논-시리아-이라크로 이어지며 서로 연동되는 거대한 광역전쟁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우크라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친러시아 반군의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통신이 전했다. 안톤 게라슈첸코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항기가 반군의 부크 방공 미사일에 맞아 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연합
■ 우크라이나 내전 악화 = 우크라이나에서 말레이시아 민항기 격추는 어느 쪽의 소행으로 밝혀져도 우크라이나 내전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 반군 쪽 소행이 유력해 보인다. 미국 쪽은 러시아의 방공망 체계의 일환인 부크 미사일로 이 여객기가 격추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로 전해진다.

유엔 안보리가 소집된 상태이다. 반군 쪽 소행으로 확인되면, 미국 등 서방은 현재 러시아에 가하는 제재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 분명하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해초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직후부터 공화당 쪽에서 군사제재를 포함한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며 압박하고 있다.

여객기 추락 사고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무력하게 대응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게 결단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미 가하고 있는 비군사적 제재로는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하며 내전에 개입하는 러시아를 더이상 제어하기 힘든 상태이다. 여객기 추락사고는 나토를 동원한 군사력 개입에 대한 명분과 압력을 오바마 행정부에게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에 강하게 반발할 것은 분명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건 직후 이 사건이 우크라아니 정부 쪽 책임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오바마와 장시간 전화통화를 하는 등 파국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쉽게 물러설 것으로 보일 정황은 없다. 반군 쪽 소행으로 밝혀져도, 실수였다며 그 이상의 책임을 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미국과 서방 쪽이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서방이 나토를 동원한 개입이 어른거리는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지만, 우크라이나 정부 쪽 책임이 있다면 내전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명분을 더욱 얻을 것이다. 반군 쪽의 공세는 더욱 치열해지고, 내전은 악화될 공산이 크다. 미국과 서방 쪽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지원할 명분이 약해진다. 그렇다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전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그냥 묵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객기 격추의 책임이 반군에 있던, 아니면 우크라이나 정부 쪽에 있던 모든 경우 우크라이나 내전은 악화 쪽으로 분명히 방향을 잡고 있다. 이는 미국의 힘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 중동 광역전쟁의 먹구름 =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로의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은 중동 광역전쟁의 먹구름을 부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당분간 완전 점령해 하마스 무장력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열흘간의 폭격에도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되는 로켓포 공격이 근절되지 않자, 지상군 투입으로 이를 근절시키겠다는 것이다.

가자 지구로의 지상군 투입을 필연적으로 지상전을 부르고, 가자 지구의 조밀한 인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대량 희생이 불가피하다.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맞서겠지만, 전면적인 지상전으로 맞설 공산은 없다. 압도적인 이스라엘군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자살행위이기 때문이다.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의 ‘풍선 효과’가 예상된다.

서안지구나 레바논, 시리아 등 이스라엘 주변에서 반이스라엘 투쟁이 번질 우려이다. 과거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레바논 등 주변 지역으로 불똥을 튀었다. 중동 분쟁의 원조인 팔레스타인 분쟁의 격화는 기세를 올리는 중동 전역의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에게도 반이스라엘 투쟁의 명분을 더욱 높일 것이 분명하다.

팔레스타인 분쟁이 레바논-시리아-이라크로 이어지는 광역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이스라엘도 국제적 비난을 무릎쓰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상, 목표한 바를 달성하려고 할 것이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가자 지구를 점령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안정화는 며칠이나 몇주가 아니라 몇달 이상이 걸릴 것이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주변으로 분쟁이 확산되면, 이스라엘은 대응할 것이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2006년 7월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와중에서도 레바논을 전격 침공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로켓포 공격을 가하자, 이를 발본색원하겠다며 34일간의 전쟁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최근 시리아 내전에서도 아사드 정권 타도를 위해 친서방 반군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했으나,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했다.

이미 연동화된 시리아-이라크 내전이 레바논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여기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못한다.

현재 중동분쟁이 광역화되는 전쟁으로 확산될 여러 이유가 있다. 현재 시리아-이라크 내전이 국가나 정부에 의해 관리 통제되지 못하고, 종파, 민족, 부족, 이념 등에 기반한 각종 세력들에 의해 무질서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들이 맞서는 재래식 전면전처럼 전선과 전투세력이 명확하지 않다. 전선의 전후방이 없고, 각종 세력들이 난립하며 중동 전역에서 산발적인 전투를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확산은 이런 상황을 더욱 부추킬 것이 분명하다. 중동에 광역전쟁의 먹구름이 어른거리는 배경이다.

2014년 7월17일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분쟁 확산에 뇌관을 터트린 날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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