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1 16:00
수정 : 2014.07.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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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으로 사망한 브라이스 프레드릭스와 그의 여자친구 데이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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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항공 피격으로 아들 잃은 어머니의 절규
“아들 주검, 뜨거운 태양 아래 사흘 동안 버려져”
"비극의 아주 가까이에 또 다른 비극이 있었다."
네덜란드 여성 실레너 프레드릭스-후흐잔드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으로 아들을 잃었다. 아들 브라이스(23)는 두 달 반 전에 어머니를 잃은 여자친구인 데이지(20)를 위로하기 위해 함께 발리 여행을 떠난 길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여객기는 산산조각이 났고 이들의 시신은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를 위해 보내준 여행이었기에 엄마의 슬픔은 더 컸다.
그는 20일 스키폴 공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시신이라도 돌려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그는 "내가 정치인은 아니지만 푸틴이 뭔가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안다"며 "푸틴, 제발 내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또 AP와 전화통화에서는 감정에 북받쳐 갈라지는 목소리로 "아이들은 아무런 죄도 없었다"고 절규하며 "시신은 뜨거운 태양 아래 사흘 동안 내버려져 있었다"고 참담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어 "이번 일이 양심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에는 총 298명이 탑승했으며 이 가운데 네덜란드인은 19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은 사고 현장을 장악하고 시신 가운데 일부를 수습해 냉동열차에 옮겼지만 이 열차가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군은 국제조사단이 현장에 도착하면 냉동열차에 보관한 시신을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헤이그<네덜란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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