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3 19:38
수정 : 2014.07.23 22:11
미 “여객기, 반군이 실수로 격추”
네덜란드에 200여구 주검 도착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당한 지 일주일 만인 23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전투기 두 대가 또다시 격추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수호이-25 전투기 두 대가 동부 스니즈네 인근에서 격추됐으며, 전투기에는 각각 두 명의 대원이 탑승했는데 생사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니즈네는 여객기가 추락한 흐라보베 마을에서 10여㎞ 떨어진 곳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에서 여객기를 격추한 부크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목했다. 미 정보당국자는 “친러 반군들이 부크 미사일을 실수로 발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군은 지난 16일까지 정부군의 군용기 12대를 격추했으나 지난 17일 여객기 참사 이후로는 처음이다. 이 지역 상공의 위험도가 여전히 줄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한편 네덜란드 군용기는 이날 우크라이나 하리코프에서 약 200구의 주검과 피격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인계받아 에인트호번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23일을 ‘국민 애도의 날’로 정했다. 탑승객 298명 가운데 193명의 희생자가 나온 네덜란드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검은색 사진과 리본이 넘치는 등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전날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자마자 신속하게 가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몇주나 몇달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법의학팀은 유전자, 이빨, 문신까지 모든 단서를 추적해 신원을 확인한다.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른 나라 희생자의 주검도 검시 뒤 해당국에 보내진다. 블랙박스는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전달돼 분석에 들어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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