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7.27 16:54
수정 : 2014.07.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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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유엔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12시간 동안 한시적 정전을 선언한 26일 오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하눈에서 한 여성이 무너진 집터에서 용케 찾아낸 텔레비전을 힘겹게 들어 올리고 있다. 베이트하눈/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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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24시간 일시적 정전” 선언
이스라엘은 지상군 동원해 땅굴 파괴
서안 수만명 시위…3차 인티파다 조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일시적 정전을 24시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애초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정전 연장을 거부하고 로켓 공격을 재개해, 이스라엘도 공습을 재개한 바 있다. 20일째로 접어든 이스라엘군의 공세로 가자지구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반이스라엘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27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하마스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4시간 동안 교전행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마스 쪽은 성명을 내어 “유엔 쪽이 가자지구 상황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해 옴에 따라 팔레스타인 저항단체 간 24시간 동안 일시적으로 정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금식월 라마단의 종료를 알리는 무슬림의 최대 축제 가운데 하나인 이드 알피트르가 시작되는 날이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날인 26일 오전 8시~오후 8시 12시간 동안 주검 수습과 부상자 후송 등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한 정전에 합의했다. 이 시간 동안 가자지구 일대 건물 잔해 등에서 주검 147구가 발굴되면서, 이스라엘의 공세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049명까지 늘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후 이스라엘 쪽은 26일 밤 안보 관련 장관 회의에서 24시간 정전 연장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하마스 쪽은 “사전에 논의되거나 통보받은 바가 없다”며 이날 밤 10시께 텔아비브 등을 향한 로켓 공격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도 27일 오전 공습과 포격을 재개하면서,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등지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 쪽은 하마스의 정전 연장 선언과는 별개로 가자지구에서 ‘군사용 땅굴’ 탐색 및 파괴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들어선 요르단강 서안의 정세도 요동치고 있다. 서안지역 라말라에서 열린 반전·반이스라엘 집회에 지난 25일에 이어 26일에도 수만명이 참가했다. 이는 2005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가 끝난 이후 최대 규모다. 중동권 전문매체 <미들이스트 아이>도 “가자의 참상에 분노한 요르단강 서안 주민들이 헤브론에서 베들레헴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군에 맞서 격렬한 시위에 나서면서 벌써부터 제3차 인티파다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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