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8.14 20:09
수정 : 2014.08.14 21:10
전세계 해양 물동량의 5% 소화
통행료 수입만 파나마 GDP 6%
중국 자본, 니카라과에 운하 추진
미-중 운하 경쟁·물류경쟁 예고
개통 100주년을 맞는 파나마 운하가 만만찮은 도전에 직면했다.
20세기 최대의 건설 공사로 꼽히며, 현재 전세계 해양 물동량의 5%를 소화하는 파나마 운하가 21세기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웃 니카라과에서 새 운하 건설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는 카리브해와 태평양을 잇는 77㎞의 해로다. 미국은 교역과 군사적 필요를 고려해 콜롬비아로부터 파나마를 독립시킨 뒤, 10년간의 공사를 거쳐 1914년 8월14일 파나마 운하를 개통했다. 건설 당시 열대 질병과 사고로 전세계에서 온 2만7000여명의 노동자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운하를 따라 주변 16㎞ 지역을 자국 관할로 두고 실질적으로 운하를 관리했다.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운하를 인도했지만,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미군을 파견할 수 있다.
이 운하는 파나마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는 통행료 수입 외에도, 관련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는 등 파나마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덕분에 파나마는 최근 4년간 10% 가까운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컨테이너 1만2000개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 통행할 수 있도록, 2007년부터 53억달러를 들여 운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애초 14일 개통 100돌에 맞춰 공사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공사비용이 늘면서 공기가 지연돼 내년 초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파나마 운하 독점 시대는 곧 막을 내리게 된다. 중국 자본이 니카라과에서 운하 착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신웨이공사를 경영하는 왕징(40)이 소유한 홍콩니라카과운하개발(HKND)은 카리브해의 푼타고르다에서 태평양의 브리토까지 278㎞의 운하를 뚫는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니카라과 의회 승인도 통과했다. 올해 1월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왕징 회장은 올해 12월 운하를 착공해 2019년까지 완공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자본이 주도하는 이 운하가 완공되면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파나마 운하와의 ‘미-중 운하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파나마 정부는 니카라과 운하와의 ‘물류 경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니카라과 운하 건설 비용이 계획된 400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670억달러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5년 안에 완공될지에 의문도 제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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