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8.18 20:32
수정 : 2014.08.18 22:15
오바마 비판 기조 등 당내 반감 확산
워런 의원·바이든 등 대항마 꼽혀
대선 후보로 견고해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67)의 아성에 균열이 가고 있다.
미국의 의회 전문 매체인 <더 힐>은 17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매파’ 행보 때문에 민주당 안에서 2016년 ‘힐러리 대망론’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전히 당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만, 그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고 ‘힘의 외교’를 강조하는 등 강성 기조를 보이자 반감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 매체는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에즈라 클라인이 힐러리에 대해, “이라크전 직후의 민주당보다 더 매파다. 2014년이 아닌 2002년의 민주당원 같다”는 평가를 했다고도 소개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최근 수십만달러의 고액 강연료에 대해 ‘생계형’이라고 해명해 입길에 올랐고,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차별 폭격에 대해 “최종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며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민주당보다는 강경 보수파에 어울리는 뉘앙스다.
<더 힐>은 힐러리의 ‘대항마’가 될 민주당 대선 잠재 후보군으로 5명을 꼽았다. 이 가운데 여성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눈에 띈다. 파산법 전공의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으로 2012년 정계에 입문한 워런은 민주당 진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달 연설에서는 현대 진보 진영이 추구해야 할 11가지 원칙을 발표했고, 이 중에는 월스트리트 금융가에 대한 강력한 규제도 담겨 있다. 워런 의원은 그동안 힐러리를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밖에 조 바이든 부통령, 마틴 오멀리 메릴랜드 주지사,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러스 파인골드 전 상원의원 등이 대항마로 꼽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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