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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 정당별 의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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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과반실패 이후 연정셈법 관심 사민과 기민-기사연합 대연정 가능성등 거론
독일 정국이 차기 정부 구성을 놓고 안갯속에 휩싸였다. 18일 치른 독일 연방하원 선거에서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녹색당 연정이 모두 과반수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각 정파가 다양한 연정 시나리오 구상에 들어갔다. 19일 잠정 집계 결과, 기민-기사 연합은 35.2%, 사민당은 34.3%로 불과 0.9%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기민-기사 연합과 보수 연정을 꾸리기로 했던 자민당은 9.8%, 현재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은 8.1%, 좌파연합은 8.7%를 얻었다. 이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51) 기민당 당수와 게르하르트 슈뢰더(61) 총리는 각각 자신이 주도하는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정부 구성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일단 현지 언론들은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이 함께 정부를 구성하는 ‘좌우 대연정’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메르켈 당수는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우리는 의회 내에서 가장 강력한 그룹으로 정부를 구성할 분명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좌파연합을 뺀 모든 주요 정당과 연정 협상을 벌이겠다”고 말해, 대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슈뢰더 총리 역시 “나를 제외한 누구도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며 연정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특히 슈뢰더 총리와 메르켈 당수는 둘 다 라퐁텐 전 사민당 당수가 이끄는 좌파연합과의 연정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어, 두 진영의 대연정 가능성에 탄력이 붙고 있다.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은 1966~69년에 한 차례 대연정을 꾸려본 경험이 있다. 기민-기사 연합의 일부 지도자들은 자민당과 연정에 녹색당을 끌어안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녹색당 공동대표인 클라우디아 로트도 <아에르데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정권 참여보다는 정치에 관심이 많다”며 내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르켈 당수가 녹색당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적-녹 연정의 원전폐쇄 정책을 되돌리려는 정책이나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대한 반대정책을 완화하는 변화가 요구된다. 녹색당과 자민당은 서로 한솥밥 먹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사민-녹색당의 적-녹 연합에 자민당(노랑)이 합세한 ‘신호등 연정’도 거론된다. 중도좌파인 사민당과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은 경제개혁 등 여러 분야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69~82년 사민-자민 연정을 구성한 적이 있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러나 귀도 베스터벨레 자민당 당수는 “기민-기사 연합과 정부를 구성할 수 없으면 야당으로 남겠다”고 못박았다. 따라서 사민당이 자민당을 연정 파트너로 끌어들이려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전망이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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