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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09 20:15 수정 : 2014.09.10 00:34

13세기 스코틀랜드 독립 투쟁을 그린 멜 깁슨 주연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 사진

다음주 분리 독립 주민투표
찬성 여론, 반대에 1%p차 추격
여성·16~18살 유권자 적극적
손놓고 있던 영국 정부 ‘비상’

박빙의 차가 뒤집어지며 영국 역사를 바꿀 것인가?

18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독립 찬성이 반대 여론을 급추격하면서 영국이 술렁이고 있다. 독립으로 스코틀랜드가 얻을 이익보다는 비용이 커 분리독립 투표가 부결될 것으로 판단했던 영국 정부는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 등 당근책을 내놓는 등 비상이 걸렸다.

8월27~9월4일 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국 티엔에스(TNS)의 여론조사 결과 스코틀랜드 유권자의 독립 찬성 응답(38%)이 반대(39%)를 1%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한달 전 티엔에스 조사에서 반대(45%)가 찬성(32%)을 훨씬 앞섰던 추세가 큰 변화를 보인 것이다. 투표를 꼭 하겠다고 응답한 사람 중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41%로 같았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은 아직까지 독립 반대 의견이 더 많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는 찬성(51%)이 반대(49%)를 넘어선 결과를 6일 내놨다. 한때 22%포인트 이상 앞서던 반대 여론이 주민투표를 앞두고 혼미한 상태로 빠져들었다.

분리독립 투표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출신지역·나이·성별 등 여럿이다. 투표권이 있는 스코틀랜드 거주자 가운데 잉글랜드·웨일스, 유럽연합(EU) 등 타지역 출신은 50만여명으로 이들은 현상 유지를 뜻하는 독립 반대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영국 언론은 예상한다. 하지만 투표 연령이 16살로 낮춰지면서 처음 주권을 행사하게 될 16~18살의 유권자(12만명)들은 독립 찬성 쪽에 기울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남성보다 독립에 덜 적극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찬성 쪽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는 티엔에스 조사에서 여성 유권자의 분리독립 찬성(35%)은 반대(41%)보다 여전히 적지만, 한달 전(찬성 27% 대 반대 49%)보다 찬성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전체 부동층도 16%에서 18%로 늘었다.

영국 정부와 주요 정당들은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를 공약하며 투표 부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6일 “스코틀랜드에 조세권과 예산권, 복지집행 등 강력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계획을 며칠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오즈번 장관은 파운드를 통화로 사용하겠다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독립계획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독립여론 분출의 원인을 보수당 연립정부의 무능으로 돌리며 “영국은 잉글랜드 중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연방제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인 노동당도 독립 반대에 투표하도록 스코틀랜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최근 10개월 사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등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한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7일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독립된 스코틀랜드가 정부를 공유하지 않은 채 (영국과) 통화만 공유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유로 국가들은 유럽중앙은행에 조금이라도 발언권이 있지만 파운드를 쓰는 독립 스코틀랜드는 그것도 없을 것”이라며 통화·재정 정책 측면에서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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