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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04 14:38 수정 : 2014.10.04 21:17

‘북 2인자 남 방문, 이례적 회담’ 기사로 전격 방한 알려
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5년만에 남북 고위급 회담

<뉴욕타임스>도 이날 10시 13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북 제2인자 남 방문, 이례적 회담’ 제하의 서울발 기사에서 북 2인자로 알려진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북 실세들이 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전격적으로 방한했으며, 이로써 남북은 5년만에 최고위급 회담이 열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상호 비방과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북의 잦은 미사일, 로켓 발사시험 등으로 인한 지난 몇 개월간의 긴장고조로 남북관계 호전을 전망하기 어려웠으나, 김정은 제1비서의 측근들과 서울의 대북정책 담당 고위관리들간의 귀중한 만남이 이뤄진 이번 방문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북의 인천 방문단을 이끌고 있는 황병서는 조선인민군의 최고위 정치담당 장교로, 외부 분석가들은 그를 김정은 다음가는 북의 제2인자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이번 방문은 남쪽에서 김정은의 건강 악화에 관한 풍문이 무성한 가운데 이뤄졌다며, 김 제1비서는 9월 3일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통상적으로 참석하던 최근의 중요한 행사에도 불참했다면서, 북 관영매체들은 지난 8월부터 과체중에 다리를 저는 그의 모습을 방송하면서 그가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하 <뉴욕타임스>의 이어지는 기사 내용을 그대로 전한다.

남북은 이날 오전 잠시 접촉했으며, 임병철 남쪽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 관리들이 이날 유길재 통일부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오찬을 하면서 회담을 한 뒤 이날 오후 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초 취임한 보수적인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 뒤 이런 식의 남북 고위급 만남이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남북간에는 2009년 이후 고위급 회담이 열리지 못했다. 이날 회담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 대변인은 북 대표단과 박 대통령의 면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분석가는 이날 회담이 향후 몇 년간의 남북관계를 좌우할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회담 뒤에도 남북관계에 아무런 진전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남북관계의 경색은 박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세종연구소 정성창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말했다.

정 실장은 이번에 방문한 북 관리들이 김정은 제1비서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정 실장은 또 이번 방문이 김정은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데 아무 문제가 없으며 건강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임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방문단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비서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2인자인 황병서는 김 제1비서가 이끄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선인민군 차수 등의 다른 최고위직들도 겸하고 있다.

북 고위급의 남쪽 방문은 2008년 초 대북 강경노선을 취한 보수적인 이명박 전임 대통령 집권 뒤 남북간에 긴장이 조성된 이후 처음 성사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009년, 북 노동당 김기남 비서와 이번에 방한한 대남정책 책임자 김양건 비서가 당시 타계한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기간에 조문차 서울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북한 조문단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당시 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남북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최근 북이 잇따라 로켓과 미사일 발사시험을 한 데다 북의 관영매체들이 박 대통령을 매춘부라 지칭한 뒤 남북은 상호비방의 강도를 높여왔다.

북의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는 전향적 조처로 환영받았다.

북은 서울에서 열린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보이콧했으나, 부산에서 열린 2002년 아시안게임에는 참가했고, 2003년의 대구 유니버시아드와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 육상챔피언십에도 참가했다. 북이 참가한 이들 세 대회는 남쪽에 대북 우호적인 진보적(liberal) 정부가 들어섰을 때 열렸다.

북은 이들 게임에 참가하기 전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보내겠다고 했으나 나중에 남쪽 사람들의 적대적 자세를 문제삼아 응원단 파견을 주저했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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