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08 22:07
수정 : 2014.10.0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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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베치그(왼쪽부터)와 슈테판 헬, 윌리엄 머너.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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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 2명·독일 과학자 1명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에 기존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에 기여한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의 에릭 베치그(54) 박사와 스탠퍼드대 윌리엄 머너(61) 박사,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의 슈테판 헬(52) 박사 등 3명이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은 8일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기존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형광 분자를 활용해 뛰어넘는 데 기여한 세 과학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간은 광학현미경으로도 빛 파장의 절반, 즉 2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보다 작을 물체를 볼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몸속의 단백질이나 효소, 디엔에이(DNA) 등은 이보다 훨씬 작다. 전자현미경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세포 속 단백질을 관찰할 수 없었다.
헬 박사는 2000년 레이저를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움직이는 단백질을 관찰할 수 있는 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인 ‘유도방출억제현미경’(STED)을 개발했다. 어떤 물질에 형광레이저를 쏘고 나면 그 영역의 분자들이 형광을 방출한다. 추가로 두번째 도넛 모양의 레이저를 조사하면 그 영역의 분자들은 더 이상 형광을 내지 못하고 도넛 중앙의 빈 부분만 형광을 내게 돼 아주 작은 영역의 형광 이미지를 얻는 방식이다. 베치그 박사와 머너 박사는 단일 분자 수준의 생체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단일분자현미경’을 개발했다. 특정 빛을 쏘아 분자에서 나오는 작은 형광을 여러 번 반복해 찍어 합성한 이미지를 통해 분자의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베치그 박사는 2006년 이 현미경의 실용화에 성공했다.
성재영 중앙대 화학과 교수는 “이들의 연구로 단일분자 효소가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관찰할 수 있게 되는 등 생물화학 연구 영역을 나노 수준까지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손원제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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