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07 19:36
수정 : 2014.11.07 19:36
IS 격퇴 지지·핵협상 타결 목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에 관한 공동의 이해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이 편지 외에도 지금까지 적어도 4차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께 하메네이에게 편지를 보내 이슬람국가를 격퇴하는 데 양국의 공동 이익이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 측근의 말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이 적성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한테 비밀 서한을 보낸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한은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을 지지하고 이란 핵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협상 타결에 이슬람국가와 관련한 협력이 달려 있다는 점을 하메네이에게 강조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이번 서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에서 이란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음을 뜻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슬람국가 격퇴 작전은 결코 이란의 동맹국인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이고, 아사드 정권도 시아파다.
이란과의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슬람국가 격퇴를 놓고 미국과 이란의 협력이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관리들은 현재 협상 타결 전망을 50 대 50으로 보고 있으며, 존 케리 국무장관이 곧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직접 협상할 예정이다. 이란의 핵협상 시한은 오는 24일로 일단 만료되나, 타결 가능성이 있으면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고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하루 뒤인 지난 5일 회견에서 “(이란에는) 반미주의의 이빨을 잘라버린 정치 엘리트들이 상당히 있다”고 말해, 이란 정권 내에서 반미주의가 약화되고 미국과의 타협 분위기가 커졌음을 시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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