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3.20 21:20
수정 : 2015.03.20 21:20
정부 가입선언 초읽기…일본도 참여 가능성 첫 언급
우리 정부가 이달 말까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국이 가입을 적극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고 20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가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를 위해 중국이 제안한 국제금융기구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이웃인 한국과 일본, 아시아·태평양의 중요한 국가인 오스트레일리아가 이미 앞으로 관련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질의 답변 과정에서 나온 이 발언은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선언이 임박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존에 발표한 입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이르면 내주 중 정부가 공식 가입 선언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가입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 더 이상하게 들리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내에서 우리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세부 전략도 검토했다.
전문가들은 ‘가입 여부’보다 ‘가입 이후’에 더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인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회원국간 지분율 배분 문제와 상설이사국 설치 여부 등 향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운영방안에 대해 우리의 구체적인 전략과 입장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에 유보적 입장을 고수해왔던 일본에서도 가입에 긍정적인 반응이 처음으로 나왔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료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대출 심사 체제가 확보된다면 (AIIB) 안으로 들어가 협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소 재무상은 “대출 심사 체제가 확실하지 않으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영향을 미친다. 외교, 경제적 의미에서 신중하게 판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종/김경락 기자,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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