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05.06 15:18 수정 : 2015.05.06 21:37

빌보드 차트.

빌보드 차트 100위 안에 든 1만7천여곡 분석
지난 50년간 유행곡의 하모니·코드 등 살펴
“음악 갈수록 나빠진다고 하는데 그런 점 없어”

요즘 유행가들은 하나같이 똑같이 들린다?

나이 든 사람일수록 흔히 느끼는 유행가에 대한 이런 판단은 근거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다.

퀸메리런던대와 임피리얼칼리지런던의 공동 연구팀이 1960년부터 2010년까지 50년 동안 미국의 대중음악잡지 <빌보드> 차트 100위 안에 오른 1만7000곡의 팝 음악을 분석해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비비시> 방송이 6일 보도했다.

퀸메리런던대의 마티아스 마우흐 박사는 “인기 순위에 오른 노래들이 갈수록 단조롭게 되는지 측정할 수 있다”며 “보기에 정말로 놀라웠던 것은 다양함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음악이 갈수록 나빠진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갈수록 다양성이 부족해지는 작곡의 전반적인 조류나 인기순위곡의 음악 요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팝 음악이 똑같이 들린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연구진은 하모니, 코드 변화, 음색 등 다양한 음악 요소들을 살피고, 이것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서구 팝 음악은 1964년과 1983년, 1991년 세 시기에 혁명적 변화를 겪었다고 결론지었다.

1960년대 초반, 재즈와 블루스 등에서 보이는 딸림칠화음이라 불리는 코드들이 팝 음악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런 조류는 1964년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등 영국 밴드들이 출현해 급진적이고 새로운 록 음악을 도입하면서 가속화됐다. 팝 음악 3대 혁명 중에서 첫 혁명으로, 인기순위곡에서 극심한 변동이 일었다.

1983년에는 신시사이저, 샘플러, 드럼머신 등 새로운 기술들이 도입되면서 두번째 혁명이 일었다. 마지막 혁명은 1991년으로, 랩과 힙합이 주류 음악이 되면서 일어났다.

마우흐 박사는 “세번째 혁명이 가장 컸다”며 “이는 하모니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랩과 힙합에는 하모니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강조점은 가사 전달과 리듬이었다. 이는 진정한 혁명으로, 하모니 없이도 팝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1980년대 이른바 ‘아레나 록’, 즉 대형 경기장 등 콘서트장에서 화려하게 연출되는 라이브 공연 위주의 록 음악의 도입으로 한때 다양성이 부족해진 잠깐의 시기는 있었다고 연구진들은 지적했다. 마우흐 박사는 “본 조비와 브루스 스프링스틴 같은 듣기 쉬운 음악과 가수의 외모를 강조한 헤어메탈과 스타디움 록이 인기순위에 많이 올랐다”면서도 “그러나 랩과 힙합이 오면서 다시 인기순위곡의 다양성을 살렸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