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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9 20:04 수정 : 2005.10.09 20:15

[아시아 사람들] 중 인권운동가 궈페이슝
부패관리 파면운동 돕다 구속
당국 폭력대응 항의하며 굶어

중국의 한 인권운동가가 당국의 농민탄압에 항의해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다.

국제적 이목이 쏠리고 있는 사람은 궈페이슝(39)으로, 그는 중국 남동부 광둥성 광저우 샤만구치소 안에서 6일 현재 23일째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구치소에서 그를 30분 동안 면회하고 돌아온 탕싱링 등 세 사람의 변호사는 그가 9월13일 ‘군중 선동과 사회질서 교란’ 혐의로 구속됐다고 밝혔다. 궈는 구치소에 갇힌 날부터 곧바로 항의 단식에 들어갔다. 벌써 체중이 10㎏ 이상 빠졌다고 한다. 탕 변호사는 “그가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고집하고 있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궈가 단식투쟁을 벌이는 이유는 부패 관리 파면을 요구한 광저우시 판위구 타이스촌 주민들의 정당한 집단행동에 대해 당국과 경찰이 무자비한 폭력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타이스촌 주민들은 지난 8월 마을의 토지를 촌위원회 간부들이 멋대로 매각한 사실을 전해듣고 촌위원회에 장부 공개를 요구했으나 촌장(촌위 주임)이 이를 거부하자 촌장 파면 운동에 돌입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던 궈는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지로 달려가 법률 지원 활동을 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초 경찰과 주민 사이에 충돌이 벌어져 주민 8명이 구속됐다. 궈도 함께 끌려갔다.

궈의 단식투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4월 ‘5·4 반일시위’ 신청서를 베이징공안국에 냈다가 ‘군중 선동’ 혐의로 17일 동안 갇혔을 때도 두 차례에 걸쳐 항의 단식을 했다. 그는 후베이성 구청현에서 문화대혁명이 터진 해에 태어나, 하방당한 부모와 함께 농촌에서 문혁 9년의 기간을 보냈다. 대학에서 한때 철학을 강의하기도 했던 그는 1991년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해오고 있다. 자신의 블로그와 인터넷에 활발히 글을 올리고 있는 그는 “압제 아래에서 우아함을 배우고, 호연지기를 길러 육신의 영원함을 추구함”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그의 단식투쟁은 중국의 중앙정부가 각 지방의 풀뿌리 목소리를 얼마나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되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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